산업 중소기업

한국리빙디자인 강자를 만나다 ③서울번드 박찬호 대표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6 14:59

수정 2018.03.26 14:59

서울번드 박찬호 대표
서울번드 박찬호 대표
2015년 설립돼 올해로 3년 차를 맞는 서울번드는 동아시아의 '보부상'을 자처한다. 소위 '한자 문화권'인 한국, 중국, 대만, 홍콩, 일본 등 5개국의 '핫한' 리빙 브랜드들이 서울번드를 통해 우리나라에 소개된다.

서울번드에는 박찬호 대표( 사진)의 인생이 묻어 있다.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학창 시절을 중국 상하이에서 보낸 그는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동기와 함께 리빙스타일 브랜드 관련 스타트업을 구상했다. 중국을 베이스로 활동하면서 동양의 매력에 푹 빠진 그는 가구 디자인을 전공하면서 사업에 확신이 들었다. 단촐한 사무실을 마련하고 온라인으로 제품 판매를 시작했다.
대만 브랜드 'JIA'의 스티머가 서울번드의 첫 주문을 만들어줬다.

반응은 금세 뜨거워졌다. 1년 차인 2016년 1억대의 매출을 올린 서울번드는 2017년 4억대의 매출을 달성, 1년 새 2배 이상 급성장했다. 외국 유명 브랜드를 바잉해 소개하는 몰이 많지만 동아시아 리빙 제품을 다루는 브랜드는 서울번드가 유일하다.

입점은 서울번드가 제안하거나 브랜드가 요청해 온다. 지금까지 30개 이상의 브랜드와 300가지 이상의 제품들이 들어왔다. 박 대표는 입점 요건이 '영업 기밀'이라고 말하며 "조형성·기능성·생산성·시장성·환경친화성 등 5개 큰 카테고리에 세부적으로 51가지의 브랜드 선정 기준이 있다. 우리의 보물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번드의 수익 모델은 제품 판매 수익이다. 그만큼 제품을 고르는 눈이 까다롭다. '번더'라고 불리는 외부 인력들이 5개국을 돌며 상품을 발굴해낸다. 박 대표는 "번더들은 아시아 국가와 소통을 해야 하기 언어 능력이 기본적으로 요구된다"면서 "기본적으로 영어를 포함해 각국에 맞춰 중국어나 일본어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동이 많기 때문에 체력도 중요하고, 디자인 안목도 요구된다"면서 "번더 채용은 지원과 스카우트를 병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번드에서 최근에 가장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제품은 유기 커트러리 브랜드 '라륀'이다. 서울번드가 정통 유기명장과 전문 디자이너를 연결해 만들어냈다. 수저는 물론 이전엔 없던 놋포크와 놋나이프도 세상에 나왔다. 박 대표는 "유기 장인들에게 포크, 나이프 등을 만들어보자고 하니 대부분은 불가능하다며 거절했다. 장인들은 유기를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제작하는데 대부분 부정적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현대식 유기 식기를 만들었고, 다른 유기 브랜드에서도 나오기 시작했다. 그렇게 유기 시장이 커지기 시작했다. 굉장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서울번드는 앞으로 입점 제품만을 사용하는 호텔이나 레스토랑, 카페를 오픈할 계획이다. 서울번드의 공간 디자인 능력은 이미 인정받았다.
서울번드는 인도네시아 발리를 연상케하는 외관과 동남아시아 고급 편집숍에 온 것 같은 분위기로 이달 초 열린 서울리빙디자인페어에서 '눈에 띄는 공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