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한·미 기준금리 역전] 빚내서 집 산 사람들 어쩌나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2 17:23

수정 2018.03.23 08:21

추가 인상 두 차례까지 한계.. 원금.이자 부담 40% 증가
집값 보합세… 역전세난 조짐
갭 투자자 매도 압박도 상승
#. 고객님의 대출금리가 9월 10일 아래와 같이 재산정돼 최초 납부하는 약정납이일 이후 변경 적용됩니다.-KB국민은행 OO지점

2년 전 대출을 받아 수도권 신도시에 집을 산 주부 오씨(38)는 지난해 9월 은행으로부터 대출금리가 0.15%포인트 올랐다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 대출을 받은 후 금리가 오른 것이 벌써 두 번째다.

오씨가 이 같은 은행의 통보를 또 한 번 받을 가능성이 높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탓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된다.
상반기 안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시중은행들도 자연스럽게 금리를 올리게 된다. 집을 담보로 대출 받은 이들의 부담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도 이런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당장의 큰 위험은 없겠지만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횟수에 따라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두 차례까지는 견딜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세 번까지 인상한다면 부동산시장이 흔들릴 것"이라며 "정부 규제가 맞물리고 있다는 게 문제인데 원금과 이자를 모두 갚아야 해 부담이 30~40%가량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금리가 본격적으로 인상될 경우 대출을 받아 전세를 끼고 집을 산 갭 투자자들에게 적잖은 매도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5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보면 매매가격은 2017년 12월 셋째 주 이후 12주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으로 전환됐다. 이미 '역전세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수도권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는 60~70%선이지만 서울 일부지역은 90%에 육박하기 때문에 손실의 규모도 클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은행의 가계대출(정책모기지론 포함) 규모는 772조원으로 전월보다 2조5000억원 늘었다.
하지만 서울 부동산 매매가 전년(5000가구)대비 두 배 이상(1만1000가구)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은 전월보다 1조8000억원 증가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