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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해외 대기획 3탄]경제학자 빅토르 알바레스 "가상화폐로 지폐 곧 사라져..석유기반 페트로 성공할 것"

김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9 17:14

수정 2018.03.20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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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 해외 대기획 3탄]경제학자 빅토르 알바레스 "가상화폐로 지폐 곧 사라져..석유기반 페트로 성공할 것"


【 카라카스(베네수엘라)=김문희 김유아 기자】 "가상화폐는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곧 지폐는 사라지고 기념품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자신합니다."

지난 2일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소재 르네상스호텔에서 만난 경제학자 빅토르 알바레스( 사진)는 지난달 베네수엘라 정부가 내놓은 가상화폐 '페트로'를 두고 "석유를 기반으로 한 가상화폐로 다른 가상화폐와 같이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은 믿을 만한 가상화폐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베네수엘라 정부는 역사상 처음으로 정부가 나서 석유자원과 연계한 가상화폐 페트로를 발행했다. 페트로는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 중 50억배럴을 담보로 발행되는 가상화폐다. 페트로 사전 판매 첫날 페트로가 약 7억3500만달러가 팔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다음날인 지난달 21일 '금'에 기반한 또 다른 암호화폐 '페트로 골드(petro gold)'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바레스씨는 "마두로 정부가 미국의 경제제재에 대한 대안으로 내놓은 것으로, 현재 국가가 필요로 하는 자본을 유입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베네수엘라는 계속된 경제난으로 사실상 국가부도 상태다. 지난해 하반기 신용평가 무디스 인베스터스 서비스의 추산에 따르면 국제 항공사, 석유업체 등 베네수엘라 정부가 채권자들에게 갚아야 할 돈만 약 1410억달러 규모에 이른다.

여기에 초(超)인플레이션으로 법정화폐인 볼리바르화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자국이 보유한 석유자원과 금으로 교환이 가능한 가상화폐를 발행키로 한 것이다.

그러나 알바레스씨는 페트로를 발행한 시기가 너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선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다 앞서 마두로 정부가 선거를 앞두고 펼친 정책들이 비난을 받고 있어서다.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PDVSA)의 생산량이 평소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금 생각하면 석유 생산까지 떨어져 주문 들어오면 판매하지도 못하는 공급이 수요를 못따라가는 상태에서 가상화폐를 발행한 것"이라면서 "그러다보니 사실 1페트로가 1배럴의 가격과 동일한지도 의심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석유, 금 등 광물자원을 기반으로 할 때 땅 밑에 저장된 석유량에 따라 페트로를 계산하는데, 사실상 금 1t을 캐내려면 산을 파해쳐 자연이 훼손되는 우려도 따른다"면서 "캐내지 않아도 광물 자원의 양을 인증해주면 이를 기반으로 가상화폐의 가치를 산정해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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