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트럼프 '복심' 폼페이오 전면 배치..北과 빅딜 승부수 띄울까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4 16:03

수정 2018.03.14 16:03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내정자. 연합뉴스
남북·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복심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국무장관에 내정하며 전면에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속전속결로 북미정상회담을 수락하는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결단을 내린 만큼 행동대장인 폼페이오를 앞세워 북한과 비핵화·북미수교 등 빅딜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南北美 삼각라인 급부상
이로써 북미정상회담 세부 추진은 미국 폼페이오 국무장관, 우리측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 북측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통일선전부장) 삼각라인이 급부상하게 됐다.

서훈-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은 '물밑' 연락채널을 가동하며 평창동계올림픽 북미 비밀회담을 추진할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다음날인 2월 10일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청와대 비밀회담을 조율하는데 핵심적 역할을 한 것이다. 당시 북측이 회담 2시간전에 취소해 북미회담은 불발된바 있다.
이 회담은 서 원장의 중재로 당시 폼페이오 CIA 국장이 백악관에 얘기해 추진됐다. 서 원장이 북측 김영철과 미국측 폼페이오와의 가교역할을 했던 것이다.

이후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영철 부위원장은 지난달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참석했고, 문재인 대통령과 2월 25일 만남에는 주무부처 조명균 통일부 장관 대신 서 원장이 배석한바 있다. 또 서 원장은 다음날 김영철의 일정이 공개되지 않았던 만찬을 열기도 했다.

북미정상회담이 두달도 채 안남은 상황이어서 미국과는 서훈-폼페이오 라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라인 위주로 연락채널이 가동 될 전망이다.

■복심 폼페이오 북미정상회담 사전조율 주도 할듯
트럼프 복심인 폼페이오가 전면에 나서면서 북미정상회담은 세세한 카드를 교환하는 것이 아니라 트럼프가 원하는 빅딜로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김정은이 트럼프에 전한 비공개 메시지는 북미수교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를 교환하자는 제안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준형(55) 한동대 교수는 "트럼프는 외교관 출신인 틸러슨 처럼 지난한 검증·협상 안하겠다는 것"이라며 "큼지막한 빅딜을 성사시키려고 한다. 이번 북미정상회담은 모 아니면 도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트럼프와 김정은이 북미정상회담의 빅딜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것은 국내적 현실도 무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의 국내 정치상황은 한마디로 위기다.

트럼프가 과거 성적 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진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퍼드가 제기한 소송으로 심각한 곤경에 처할 가능성이 나온다.

또 대선 후보시절 러시아 스캔들, 이방카 보좌관과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 부부의 권력암투, 조시 라펠 대변인·호프 힉스 공보국장 등 측근 이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대로 가서 11월 미국 상ㆍ하원의원 선거(중간선거)에 패할 경우 대통령직 연임도 불투명해 질 수 있다.

김정은 위원장도 대북제재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대화국면으로 전환되면서 군부의 반발 등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세계가 주목하는 북미정상회담이란 빅 이벤트에서 큰 업적을 남긴다면 양측 모두 국내의 위기상황을 타개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한편 틸러슨의 해임으로 남북,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우리측 움직임에도 일단 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강경화 장관은 일단 예정대로 15일 방미를 추진하지만 틸러슨 대신 존 설리번 국무장관 대행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하지만 남북, 북미정상회담 관련 협의에서 외교부와 통일부가 소외되면서 주무부처로서 역할 및 정보력 부재 등의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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