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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새 국무, 북미대화-통상 위기 돌파나서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4 13:24

수정 2018.03.14 13:24

마이크 폼페오 CIA 국장을 새 국무장관으로 내정
CIA 국장에 물고문 연루 전력지나 해스펠 부국장
북미대화-무역전쟁 위기 돌파 외교 진용 정비
폼페오 국무 내정자, 對北 강경론자면서 동시에 실용주의적 성향 인물
美 새 국무장관에 지명된 폼페이오 CIA 국장(워싱턴DC EPA=연합뉴스)
美 새 국무장관에 지명된 폼페이오 CIA 국장(워싱턴DC EPA=연합뉴스)
【워싱턴=장도선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전격 경질하고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차기 국무장관으로 내정했다. CIA를 이끌 새 국장으로는 지나 해스펠 CIA 부국장이 지명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침 트위터에 “마이크 폼페이오 CIA 국장이 새로운 국무장관이 될 것이다. 그가 환상적으로 해낼 것이다. 렉스 틸러슨의 봉사에 감사한다”는 글을 올렸다. 트럼프는 또 “지나 해스펠이 새로운 CIA 국장이 될 것이다.
여성으로는 처음 CIA 국장으로 선택됐다. 모두에게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후 백악관 정원에서 즉석 기자회견을 갖고 틸러슨 장관 경질과 관련, “우리는 실제로 아주 잘 지냈다. 그러나 견해 차이가 있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생각이 같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와는 생각의 과정이 아주 비슷하다. 렉스는 지금 훨씬 더 행복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무장관과 CIA 국장은 상원 인준이 요구되는 직책이다. 하원의원 출신인 폼페이오는 민주당원들과의 관계도 원만해 상원 인준이 무난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폼페이오는 지난해 상원의 CIA 국장 인준 투표도 66대 32로 쉽게 통과했다. 하지만 해스펠 CIA 국장 내정자는 정보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인정받고 있음에도 과거 CIA의 테러리스트 물고문 스캔들과 연루돼 있어 상원 인준에 적지 않은 난관이 예상된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틸러슨은 이날 오후 국무부 브리핑룸에서 기자들에게 국무장관으로서의 임무는 3월 31일 자정 공식 종료되지만 존 설리반 국무부 차관에게 자신의 권한을 즉각 위임한다고 밝혔다. 틸러슨은 또 국무부 정책기획팀, 차관과 차관보들에게 “자리를 지키며 국무부의 사명을 계속 이행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에게 감사한다는 말은 끝내 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의 불화설은 지난해부터 계속 이어져왔다. 두 사람은 북한 핵 문제, 이란 핵 합의, 미국의 파리기후협약 탈퇴 등 여러 이슈들을 놓고 견해 차이를 보였으며 틸러슨의 사임설 내지 경질설도 수차례 돌았다.

행정부 소식통들은 틸러슨 장관 경질의 촉매제는 북미정상회담 개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의 한 고위 관리는 파이낸셜타임스에 “대통령은 앞으로 있을 북한과의 대화에 앞서, 그리고 현재 진행중인 여러 무역협상을 위해 새로운 팀을 만들기 원했다”고 말했다.

미국 언론과 여러 전문가들도 미국의 외교정책을 둘러싼 트럼프와 틸러슨의 갈등을 감안할 때 틸러슨의 경질 자체는 크게 놀랄 일이 아니지만 시기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지적한다.

일부에선 폼페이오가 평소 북핵 문제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개될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북미 협상에 임하는 미국의 입장이 경직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낸다. 반면 그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정책을 가장 잘 이해하고 공감해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백악관과 호흡을 맞춰 북미 협상을 효율적으로 이끌고 나갈 적임자라는 평가도 동시에 나온다. 폼페이오는 최근 남북대화 진행 과정에서 한국측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며 협조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사 주간지 타임은 폼페이오를 야심가이자 항상 성공을 거둬온 인물로 묘사한다. 캔사스 출신으로 올해 54세인 폼페이오는 육군사관학교 졸업 후 냉전시대 동독과 서독을 가르는 국경지대에 배치돼 군생활을 했다. 이후 하버드대학 법과대학원을 거쳐 일류 로펌과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뒤 연방하원으로 정계에 진출했다.
하원에서는 공화당 강경보수파들의 모임인 티파티 회원으로 활동하면서도 실용주의적 노선을 추구했다. 폼페이오의 과거 보좌관들은 그가 의원 시절 실용주의자답게 통과 가능한 법안에 집중했다고 회상한다.
타임은 하원 정보위원회에 소속된 폼페이오가 하루 2시간씩 의회에서 안보 평가보고서를 읽었고 그의 책상에는 북한과 헤지볼라 관련 서적들이 놓여있었다고 전했다.

jdsmh@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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