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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딜 브렉시트' 영국-EU 매년 86조원 손실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3 17:33

수정 2018.03.13 17:33

英컨설팅·법무법인 보고서
EU관세동맹 같은 수준의 새 관세협약 체결할 경우 손실비용 절반가까이 줄어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영국 연방기념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영국 연방기념일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들어서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영국과 유럽연합(EU)가 아무런 협정도 맺지 못하고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를 맞게 되는 노딜의 경우 쌍방이 치러야 할 경제적 대가가 연간 580억파운드(약 85조8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새 연구 결과가 나왔다.

12일(이하 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영국 컨설팅업체 올리버 와이먼과 법무법인 클리포드 챈스는 전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노딜' 시나리오가 현실화 할 경우 영국 수출업체들은 매년 270억파운드, EU 수출업체들은 310억파운드 안팎의 손실을 기록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단일 시장 탈퇴로 재화와 서비스, 자금, 인력의 자유로운 이동이 막히고, 새 관세가 매겨지면서 경제활동 차질과 막대한 비용부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영국 집권 보수당은 내년 3월 29일로 예정된 브렉시트가 실행되면 EU와 관세동맹, 단일시장에서 모두 탈퇴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다.


관세동맹은 역내 무관세 재화의 이동을 규정한 무역협정이고, 단일시장은 역내 재화, 서비스, 인력, 자금 등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협정이다.

2개 협정 모두에서 탈퇴하면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지 않아 '노딜'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영국과 EU는 세계무역기구(WTO) 규정에 따른 일반적인 무역규정을 따르게 된다.

보고서에서 올리버 와이먼 파트너인 쿠마르 이예르는 주로 대기업들의 경우 공급망, 고객, 경쟁기업 등의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방책을 마련해 대비가 가능하겠지만 중소기업들은 지금 당장은 이같은 능력을 거의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충격이 가장 큰 산업군으로는 EU의 경우 공급망이 뒤엉키게 될 자동차 산업이, 영국의 경우 EU 시장 접근에 제약이 따르게 될 금융산업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협상이 있어야만 한다면서 현재 EU 관세동맹과 거의 같은 수준의 관세협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관세동맹과 엇비슷한 관세협약이 맺어지면 영국의 경우 경제적 비용이 노딜에 비해 연간 170억파운드, EU 측은 140억파운드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보고서는 예상했다.

클리포드 챈스의 제시카 글래드스톤 파트너는 브렉시트의 위험과 이득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수출업체들은 적절한 시점에 적절한 계획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준비를 잘한 업체들은 패자가 아니라 승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영국이 EU에 브렉시트를 통보한지 1년이 다 돼가지만 협상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영국 정부와 집권 보수당이 1년여만에 간신히 협상 방향을 잡았지만 여전히 큰 그림을 그리는 수준이어서 협상 자체가 이뤄질 여지가 없었다.


영국의 협상 목표가 정해지면 본격적인 협상에 나서자는 입장인 EU는 지난주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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