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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GM 사태와 북핵 문제

오승범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3 17:30

수정 2018.03.13 17:30

[차장칼럼] GM 사태와 북핵 문제

'공감되는 1%를 찾아내 100%의 노력을 투자하라.'

세계적인 리더십 명강사 미국의 존 맥스웰이 자신의 저서 '함께 승리하는 신뢰의 법칙'에서 밝힌 '101% 원칙'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이도 일치하는 의견 중심으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면 깊은 신뢰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서로 차이점만 보면 교감하기 힘들다. 하지만 1%라도 공통점에 집중해 확장해 나가면 시간은 걸려도 믿을 수 있는 사이로 발전한다는 논리다. 전제는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경우다. 정부와 기업, 국가 관계도 마찬가지다.
한국을 격랑 속으로 몰고 간 GM사태와 북핵 문제는 두말할 나위 없다. 국내 자동차산업의 경쟁력과 국운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라 더 그렇다. 둘은 묘하게 여러모로 닮은 구석도 있다. 못 미더운 행적, 벼랑 끝 협상, 극적 타결 시도와 무엇보다 믿고 싶은데 선뜻 믿기는 어려운 상대다.

GM은 금융위기 여파로 파산 직전에 내몰린 2009년에도 산업은행과 지금과 유사한 과정의 샅바싸움을 했다. 국내에서 손 벌리는 게 처음이 아니라는 말이다. 독일, 스페인, 벨기에, 호주 등에선 정부에 지원금을 요구했고 이후에는 미련없이 떠났다. GM의 반복적인 모호한 화법도 경영정상화 의지와 진정성을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북핵 문제는 1990년대 북·미 제네바 합의 등 해빙 무드에 물꼬를 텄다가 공염불이 돼 현재에 이르고 있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 강행과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주변 배치, 북·미 간 정제되지 않은 발언 등 지정학적 우려가 최고조에 이른 시기에 대전환점이 마련된 것은 참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말처럼 안심하기에 이르다. 비핵화 검증 문턱까지도 첩첩산중이다.

두 문제 모두 이전처럼 속고 속이는 거래의 기술을 구사하면 파국으로 치닫는 건 시간문제다. 신뢰의 법칙이 절실한 이유다.

갈등을 극복하는 것은 소통이다. 소통은 단순히 말로 되는 게 아니라 실체가 있는 양보와 배려로 형성된 신뢰가 근간이다. 때로는 상호 신뢰가 제도보다 우월한 파급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GM사태와 북핵 문제도 다르지 않다. 1% 공감대를 100%까지 끌어올리려는 적극적인 의지를 갖고 현명한 해법 도출을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얼마 전이다. 자동차업체 지인이 지난 설에 빌었던 소원 얘기를 꺼냈다. 그중에는 '자동차 판매 확대'와 '한반도 평화'도 있었다.
시기가 그래서일까. 평범하게만 들리지 않았다. 기저에 깔린 직장인으로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느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와닿아서다.
주변을 둘러봐도 당면한 위기를 신뢰로 극복해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winwin@fnnews.com 오승범 기자 오승범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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