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교수가 연구실 불러 성추행"..또 미투 폭로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12 16:54

수정 2018.03.12 16:54

성폭력 피해를 폭로하는 ‘미투(MeToo·나도 말한다)’ 운동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에는 한 사립대 조형대학 교수가 학부생을 성추행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학교는 긴급회의를 열고 가해자로 지목된 K교수를 일단 강의에서 배제했고 총학생회는 철저한 진상조사와 함께 K 교수에 대한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성추행에 사적인 질문” 폭로
12일 이 학교 총학생회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최근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조형대학 K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수업이 끝날 때마다 항상 학생 몇 명에게 자기 연구실로 따라오라고 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단 둘이 있는 상황에서 내 동의도 없이 내 손을 쓰다듬거나 어깨를 감싸고 다리를 만지고 껴안는 스킨십을 했다”며 “참다 참다 불편하다고 하니 본인은 원래 스킨십이 많다고 둘러댔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젠가부터 새벽에 계속 전화가 오더니 자신과 통화를 비밀로 하고 통화내역과 카톡내용을 모두 지우라고 했다”면서 “내 몸의 특이점은 무엇인지, 어떤 속옷을 입는지, 성경험이 있는지에 대해 캐물었고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서는 한 번 쯤 금기를 깨는 것도 좋다며 나와 사진 찍는 작업을 하고 싶으니 자신의 뮤즈가 되어달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해당 글이 올라온 뒤 에브리타임에는 “응원합니다” “위드유(With You, 당신과 함께 합니다)” 등의 댓글과 함께 K교수에 대한 추가 폭로글도 올라왔다.
과거 에브리타임 앱 내 다른 게시물에서도 K교수에 대해 “여학생한테 성희롱도 엄청나다” “여학생한테 집적댄다”는 글이 게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총학, 강력처벌 촉구.. K 교수, 수업서 배제
대학 내 미투 폭로가 터지면서 총학생회는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해당 교수에 대한 진상조사와 처벌을 촉구했다. 교수 부재로 인한 강의 공백도 메워줄 것을 요구했다.

학교 측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가해자로 지목된 K교수를 강의에서 일단 배제했다. 또 교내 규정에 따라 자체 진상조사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대학 관계자는 “K교수는 일단 이번 학기까지는 수업을 하지 않을 것이고 양측 입장을 들어봐야 하기 때문에 사건을 접수하더라도 2개월은 걸린다”면서 “진상조사, 상벌위원회, 징계위원회, 피해자 의견 청취 등의 과정이 있는데 이번 학기 내에 상벌위원회까지 갈 예정이고 검찰, 경찰 등에 고발할 경우 1심 판단을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총학생회 측은 K 교수에 대한 폭로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해당 교수가 다시는 학교 강단에 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학교 총학생회장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총학생회는 성 관련 교내 규정에 따라 최대의 처벌을 요구한다. 학교 정관에 따르면 징계 의결이 요구 중인 사람에 대해 직위 해제가 가능하다”며 “총학은 K교수가 다시는 강단에 설 수 없도록 학교 측에 요청할 계획이고 학생들의 용기에 응답할 준비가 돼있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이같은 폭로에 대해 K 교수측의 입장 등을 듣기 위해 학교측에 연락했으나 "당사자가 소명하지 않은 상태여서 아무 것도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김유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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