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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서 취임 1주년 위성호 신한은행장, 글로벌화 강한 의지

박하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7 17:57

수정 2018.03.07 17:57

'베트남 성공 신화' 中·멕시코로 확산
위성호 신한은행장(왼쪽 다섯번째)과 멕시코 금융위원회 페르난도 로드리게스 안투냐 부위원장(왼쪽 네번째), 주멕시코 김상일 대사(왼쪽 세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소재 멕시코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신한은행 멕시코'개점행사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위성호 신한은행장(왼쪽 다섯번째)과 멕시코 금융위원회 페르난도 로드리게스 안투냐 부위원장(왼쪽 네번째), 주멕시코 김상일 대사(왼쪽 세번째)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소재 멕시코 은행연합회에서 진행된 '신한은행 멕시코'개점행사에서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

멕시코서 취임 1주년 위성호 신한은행장, 글로벌화 강한 의지

위성호 신한은행장이 7일 취임 1주년을 멕시코에서 맞으며 글로벌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향후 신한은행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어디에 있는 지 명확히 알린 것으로 읽힌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날 위 행장은 멕시코 신한은행 현지 법인 개점식에 참석해 본격적인 영업 시작을 알렸다. 국내 은행이 멕시코에 현지 법인을 개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모지 멕시코에 첫발

최근 신한은행의 해외부문 실적은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은행들이 이뤄내지 못했던 현지화가 신한은행의 손에 의해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기 시작하면서다. 이는 국내 다른 은행에게도 자극제가 돼 국내 은행의 글로벌화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 2013년 957억원이던 신한은행 국외점포 손익이 5년만인 2017년 2350억원으로 2.5배나 늘었다. 같은 기간 국외점포 손익 비중 역시 7%에서 13.7%로 두배 가량 확대됐다. 신한은행이 진출한 20개국 중 가장 효자로 꼽히는 곳은 일본과 베트남이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해외에서 발생한 순이익의 70%가 베트남과 일본에서 발생한다. 게다가 앞으로는 중국 영업에서도 적지 않은 성과가 날 것으로 신한은행은 기대하고 있다. 해외부문에서 성과가 나기 시작하면서 신한은행은 글로벌화에 강한 자신감을 얻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자신감이 향후 글로벌화에 승수효과를 낼 것이라는 게 안팎의 관측이다.

내실과 함께 인수합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신한베트남은행은 지난해 '안츠뱅크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했다. 이 인수 건으로 신한베트남은행은 총자산 33억달러, 신용카드회원 24만명, 총고객수 90만명, 임직원 1400여명에 달하는 베트남 내 외국계 1위 은행으로 자리잡았다.

비교적 안정적인 베트남에 비하면 멕시코는 불모지에 가깝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12월 취득한 멕시코 영업권은 국내 금융권으로서는 최초다. 그만큼 오랜 시간이 걸리기도 했다. 2008년 멕시코 대표 사무소를 개소한지 10년만에 영업권을 땃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소비 시장인 미국과 인접한데다 북미와 중남미 중앙이어서 지정학적으로 유리하다. 인건비도 저렴해 미주지역 생산 기지 역할을 하고 있지만 과거 수차례 금융위기를 겪은 탓에 규제가 많아 금융업이 진출하기 힘들었다. 이 때문에 과거 외국계 은행들은 통상 2~3차례 현장 검수 이후 금융당국 이사회 의결을 거쳐 멕시코 영업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치밀한 사전 준비 끝에 한차례의 수검 만으로 영업인가를 받았다.

■'현지화, 디지털, 시너지'

신한은행의 글로벌 전략은 현지화, 디지털, 시너지로 요약된다. 우선 해외에 진출한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존 영업방식을 깨고 현지 소매 금융을 직접 공략한다. 또 비대면 영업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를 고려해 젊은 층을 대상으로 한 모바일 뱅킹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카드, 증권, 보험업 등 동반 진출도 꾀한다.

대표적으로 베트남에서는 현지 자산가를 관리하는 은행증권결합 자산관리(PWM모델)를 도입해 소매금융과 기업금융의 비중을 5대5로 가져간다. 현재 신한베트남은행은 리테일 대출부문 고객의 99% 이상이 현지인일 정도로 성공 사례로 꼽힌다.

멕시코에서는 2019년까지 한국계 기업과 협력업체, 교민 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 기업 금융에 집중하고 2021년까지 현지 기업을 상대로 한 마케팅을 강화해 입지를 굳힐 방침이다. 이어 2022년부터는 개인 고객을 겨냥한 소매영업도 본격 추진한다. 현재 멕시코에는 기아자동차가 2016년 현지 공장을 설립하는 등 800여개의 한국계 기업이 진출해있다.

동남아시아에서 20~30대를 중심으로 비대면 거래가 늘어나는 만큼 모바일 뱅킹도 확대할 방침이다. 현재는 베트남에서 써니뱅크를 운영하고 있다.
카드, 증권, 보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도 찾고 있다. 지난해 안츠 베트남 리테일 부문을 인수한 뒤 카드 사업을 크게 확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주사를 중심으로 '원신한'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향후에는 은행과 결합한 카드, 증권, 보험 사업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wild@fnnews.com 박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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