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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쓰나미’ 충청권 강타… 與도 이젠 ‘안희정 지우기’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6 17:17

수정 2018.03.06 22:17

도민 자존심 상처 민심 술렁..與 박수현 후보자 가장 타격
‘포스트 안희정’ 폐기 불가피..힘 실리는 야권 후보들 맹공
안희정 전 충남도전 지사의 성폭력 파문 하루만인 6일 직격탄을 맞은 충청권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충청권은 역대 대선에서 대권을 쥐지 못했던 만큼 그나마 안 전 지사를 통해 차기 대권에 대한 희망을 품어왔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욱 커 보인다.

사회각분야로 번지던 미투 운동이 정치권에선 1호로 안희정 전 지사를 정면으로 관통하고 충청 민심의 자존심에 크게 상처를 냈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 선거에 미치는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안 전 지사의 막강한 영향력속에 그동안 '포스트 안희정' 경쟁을 벌이던 충남지사 선거는 충청권내에서도 직격탄을 맞았다.

안희정 마캐팅을 벌이던 민주당 도 지사 후보들은 전략수정도 불가피해졌다. 이날 잇달아 선거운둥 긴급 중단을 선언하고 민심 추이를 살피기에 나섰다.


이번 충남도지사 선거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온 박수현 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SNS에 '충남도민께 올리는 글'을 올리고 "안희정 전 지사의 친구이기에 더욱 고통스럽다"며 "도지사 예비후보로서의 모든 선거운동을 중단한다"고 선언했다. 안 전 지사의 3농 혁신(농어민.농어촌.농어업) 정책 계승을 강조해온 복기왕 아산시장도 이날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나마 '안희정 마케팅'과 거리를 뒀던 양승조 의원은 이날 천안시청 기자회견에서 "피해자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며 추이를 지켜보며 선거활동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 판세도 요동치게 생겼다. 안 전 지사의 인기에 힘입어 민주당은 예선이 곧 당선 보증수표로 여겨지고 있었다.

충청 민심이 이처럼 크게 술렁이면서 야권 후보들은 안희정 전 지사 규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용필 충남도지사 예비후보(충남도의원)는 이날 충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희정 전 지사와 민주당 소속 도의원들은 충남도민 모두에게 사죄하고 사퇴하라"며 "민주당 후보들은 지금의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시민단체도 들끍고 있다. 대전여민회와 충남풀뿌리여성연대 등 대전.충남지역 20여개 여성단체도 안 전 지사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등 시민단체의 비난도 거세지고 있다.

이번 성폭력 파문은 충남뿐 아니라 대전과 충북 도전 지사 선거 등 충청권 전체, 그리고 지방선거 전체로 파장이 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충북.충남도당, 대전.세종시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안희정 전 지사는 충청도민들께 석고 대죄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히는 등 충청권 전체로 확전을 벼르고 있다.

안 전 지사 뿐 아니라 추가로 여야 정치인들의 이름이 불거거질 경우 '미투'운동은 이번 지방선거의 최대 이슈로 선거의 운명을 가를 가능성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추가로 거물급 인사가 나오지 않는 다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 현재만 봐서는 안 전 지사 파장에 정치에 실망한 2∼30대 젊은 유권자들의 투표 불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5∼60대 유권자들의 싸움이 된다면 결과 예측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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