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Money & Money] 채권 투자자들 "I LOVE 멕·러·브"

남건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4 19:33

수정 2018.03.04 19:33

3國 로컬 통화 채권 작년 수익률 10% 웃돌아
'경제 맷집' 좋아져 美 금리 올라도 타격 적을듯
비과세 혜택 풍성… 포트폴리오 다변화할 기회
변동 거듭하는 환율이 가장 큰 변수
원화보다 미국달러로 환산해야 유리
[Money & Money] 채권 투자자들

'멕.러.브' 채권이 뜨고 있다. 멕.러.브는 멕시코, 러시아, 브라질의 앞글자를 딴 용어다. 해외자산에 주목하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멕.러.브 채권이 인기를 끄는 건 유독 매력적인 신흥국 채권이기 때문이다. 이들 국가의 로컬통화 채권은 지난해 미국달러로 환산했을 때 모두 10%가 넘는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증권사들은 해외채권 투자설명회를 여는 등 '군불지피기'에 나섰다. NH투자증권은 멕.러.브 채권이 자산 다변화 효과와 더불어 해외채권 투자에 따른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환율 변화에는 신경 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높은 수익률에 비과세 혜택까지

4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멕시코, 러시아, 브라질의 로컬통화 채권은 미국달러 환산 기준으로 양호한 수익률을 거뒀다. 러시아가 19.8%로 가장 두드러졌다. 브라질과 멕시코가 각각 15.3%, 12.1%로 그 뒤를 이었다.

하지만 원화 강세로 인해 원화로 바꾸었을 때는 수익률이 10%포인트 넘게 깎였다. 러시아가 4.8%였고 브라질과 멕시코가 각각 3.3%, 1.5%였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크레딧 팀장은 해외자산에 투자할 때 반드시 원화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은 강세와 약세가 번갈아가면서 나타날 수밖에 없다"며 "원화로만 해외에 투자하면 손실을 보는 부분이 생기니 해외자산의 상당부분을 미국달러로도 가져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는 한국에선 자산을 다변화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신 팀장은 멕.러.브 채권 투자를 로컬통화 기반의 공격형과 미국달러를 기준으로 삼는 안정형으로 구분했다. 이 가운데 공격형 브라질 채권의 발행이자율이 가장 높다. 브라질 헤알화 채권 신용등급은 BB-이고 이자율은 9.9%다. 멕시코 페소화 채권은 BBB등급에 7.8%, 러시아 루블화 채권은 BB+등급에 7%다.

반면 안정형의 발행이자율은 공격형의 절반 수준이다. 브라질 국영석유기업 페트로브라스와 민간상업은행 이타우유니방코가 발행하는 브라질달러 국공채는 신용등급 BB-에 이자율 4.4%다.

러시아 에너지기업 가스프롬과 국영석유회사 로즈네프트가 발행하는 러시아달러 국공채의 이자율 역시 4.4%이고 신용등급은 BB+다.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의 멕시코달러 국공채는 BBB+등급에 이자율 4.4%다.

멕.러.브 채권의 장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브라질 채권은 이자수익을 포함한 모든 수익이 비과세다. 멕시코와 러시아는 자본차익과 환차익에 한해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발행이자율에 따른 이자수익에는 15.4%의 세금을 물린다. 이는 발행이자율 수익을 5%로 가정했을 경우 0.77% 수준이다.

■'맷집' 좋아져…美 금리인상에도 '이상無'

세계경제가 회복세를 나타내자 선진국이 양적완화 축소와 함께 금리인상에 나섰다. 예전에는 선진국 금리가 오르면 신흥국에서 자금이 빠져 신흥국 경제가 타격을 입었다. 지금은 신흥국도 맷집이 좋아져 그런 현상이 발생하기 어렵다.

신 팀장은 "1980년대만 하더라도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신흥국에서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후 신흥국들이 채무의 상당비중을 은행대출에서 채권으로 바꾸면서 디폴트가 눈에 띄게 줄었다"고 전했다. 보통 위기가 닥치면 한번에 채무상환 요청이 몰리는 은행대출과 달리 채권은 투자자마다 투자시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신 팀장은 나라별로 채권 수익률에 영향을 줄 만한 이슈를 두 개씩 꼽았다. 멕시코는 올해 대선과 더불어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을 앞두고 있다.
러시아의 경우 유가 흐름과 지정학적 문제가, 브라질은 대선과 연금개혁 이슈가 변수로 거론됐다.

ethica@fnnews.com 남건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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