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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주의, 무역전쟁 부를 것"...뉴욕연준총재의 경고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02 10:50

수정 2018.03.02 11:05

트럼프 "철강·알루미늄에 관세"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t a meeting with leaders of the steel and aluminum industries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March 1, 2018. Trump announced planned tariffs on imported steel and aluminum during the meeting, with details to be released at a later date. Photo by Win McName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t a meeting with leaders of the steel and aluminum industries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March 1, 2018. Trump announced planned tariffs on imported steel and aluminum during the meeting, with details to be released at a later date. Photo by Win McNamee/UPI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는 무역전쟁을 촉발하고, 미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으로 철강업계 관계자들을 부른 뒤 다음주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에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밝혔다.

관세부과 방침이 알려진 뒤 뉴욕증시는 급락했다.

1일(현지시간) CNN머니, 월스트리트저널(WSJ),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미 철강업계 경영진을 불러 모은 자리에서 업계에 기쁜 소식이 있다며 다음주 수입 철강에 25%, 수입 알루미늄에 10% 관세를 물리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든 국가에 적용되는지, 일부 국가에서 수출한 제품에만 적용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트럼프는 "많은 좋은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면서 "여러분 회사들의 확장을 목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세보호가 '오랜 기간' 보호막을 제공할 것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US 스틸, AK스틸 등 철강주들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철강업계 관계자들 만남을 전후해 심하게 요동쳤다.

철강주는 오전 높은 기대감으로 큰 폭의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이날 대통령과 철강업계 만남이 어떤 결정을 내리는 자리가 아니라 업계의 얘기를 듣는 자리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급락했다. 그러나 곧이어 트럼프가 다음주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는 소식에 급등세로 다시 돌아섰다.

철강주는 급등했지만 뉴욕증시는 폭락했다. 오전장에서 150포인트 넘는 상승폭을 기록하던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 결정 소식에 550포인트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나스닥 지수는 1.5%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포드, 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 업종 주가가 3% 넘게 폭락했고, 아마존, 애플, 알파벳(구글 모회사) 등 기술주 역시 급락했다. 체이킨 애널리틱스의 마크 체이킨 최고경영자(CEO)는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정말로 시장을 겁먹게 할 수 있다"면서 "최대 변수는 무역전쟁을 촉발할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그 누구도 반기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2인자인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도 브라질 상파울루 방문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그의 보호무역 주의 경향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이날 브라질중앙은행(BCB)에서 "무역장벽을 높이는 것은 무역전쟁을 촉발할 위험이 있다"면서 "이는 전세계 경제성장 전망에 손상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더들리 총재는 보호주의가 비록 단기적으로는 매력적인 정책 수단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파괴적인 것으로 드러날 것이 거의 틀림없다"고 경고했다.

더들리는 관세나 쿼터 같은 무역규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믿는 것과 달리 일자리를 구할 수 없다면서 높은 무역 장벽은 통상 역공을 부르고 장기적으로는 무역보복, 높은 소비자 비용, 생산비용 상승, 산업 경쟁력 약화 등의 부담으로 되돌아 온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과 피터 나바로 전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NTC) 위원장 등 강경파들이 보호무역 필요성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주장하는 미 무역적자 역시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미 무역적자는 외국인들의 미국내 투자로 상쇄되기 때문에 경제 전체로는 달라질 게 없다는 것이다.

대신 더들리는 세계화가 모든 이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정부가 경제적 사회적 성과를 더 잘 분배하는 정책을 추구하고, 더 많은 직업교육, 구직 지원, 실업보조 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들리 총재는 "세계화의 대가를 다루는 접근법은 많지만 보호주의는 (출구없는) 막다른 길이다"라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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