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성장통′ 바른미래당, 반전카드 '고심중'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7 16:07

수정 2018.02.27 16:08

바른미래당 유승민(오른쪽)·박주선 공동대표가 27일 대구시당 당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른미래당 유승민(오른쪽)·박주선 공동대표가 27일 대구시당 당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욕적으로 창당을 선언했던 바른미래당이 지지율 답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며 ‘성장통’을 겪고 있다.

창당 초기 일시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컨벤션 효과’도 평창올림픽 등 다른 이슈에 묻히며 미미한 수준에 머물렀다. 위기의식을 느낀 당 지도부는 직접 지방을 돌며 존재감 알리기에 나서고 있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27일 당 안팎에서는 지지율 하락에 대한 다양한 원인분석이 나오고 있다.
먼저, 보수와 진보 색채를 띠고 있던 두 당이 하나로 합쳐진 만큼 정체성이 확립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방한 등 안보 이슈에서 미묘한 시각차가 나타나고 있다. 유승민 공동대표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김 위원장 방한에 대한 강력한 규탄 메시지를 내고 있는 반면, 박주선 공동대표 등 국민의당 출신 의원들은 다소 주춤하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두 대표는 개헌안과 관련해서도 대통령 권한을 분산 시키는 방법 등에 대해 다소 의견차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기도 했다. 이처럼 정체성 논란이 불거지자 두 대표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박주선 공동대표는 이날 대구시당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석해 개헌에 대한 두 대표의 입장 차 논란에 대해 “과도한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켜 다시는 권력 사유화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개헌목적이라는 점에서 유 대표를 포함한 당 소속 의원 모두가 같은 생각”이라며 “분권형대통령제로 인한 혼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 역시 “대통령과 총리가 권한을 나눠가질 때 나라가 제대로 돌아갈 것이냐에 대한 걱정을 같이 하고 있다”며 “개헌에 대한 박 대표와의 의견차는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바른미래당은 이밖에도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사무처를 각각 운영하는 등 완벽히 통합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당사와 국회 내 사무실도 아직 따로 쓰고 있는 상황이다. 시스템이 일원화되지 못해 일부 당직자들은 업무에 혼선을 빚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최근 정당 지지율이 떨어지고 있는 이유에 대해 "다소 생소한 당명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지지율(하락)은 예상했던 부분”이라며 “가장 큰 원인은 이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은 하락세인 지지율을 반전시킬 카드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출마를 선언하면 박원순 서울시장과 1대1 구도를 형성하면서 당 인지도 향상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현역 의원들의 헌신도 이어지고 있다. 전남지사 출마가 유력시 돼왔던 주승용 의원은 이날 당 조직 안정화를 이유로 출마포기를 선언했다.
주 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단 한 석의 국회의원이 아쉬운 상황에서 어수선한 당의 조직을 정비하고 안정시켜 6·13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는 것이 더 값어치 있는 일이라는 결론에 다다랐다"며 "'전남도지사라는 그 오랜 꿈'에 마침표를 찍는다"고 전했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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