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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김영철 방한′ 총공세..정상화 해법 못찾는 국회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6 16:36

수정 2019.08.25 15:03

여야가 김영철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방남을 놓고 정면충돌하면서 국회 공전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자유한국당은 대규모 장외투쟁을 실시하며 공세 수위를 최대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연일 야권을 향해 정치공세 중단을 촉구하면서 맞대응하는 형국이다.

여야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의장 주재 정례회동을 가졌지만, 별다른 소득없이 갈등만 가중됐다.

1시간 동안 회의를 진행했음에도 아무런 합의도 이뤄내지 못했다. 정세균 국회의장이 국회정상화를 위한 여야 노력을 촉구했지만,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정부여당의 일방적 국회운영을 문제삼으며 회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김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이 이렇게까지 철저하게 야당을 무시하고 탄압하는 탓에 정말 할복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이다”라며 “한국당에 대한 정치탄압을 계속하고, 국회마저도 대통령이 접수하려 한다면 언젠가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도 "반대하든 말든 무조건 갈 길을 가겠다고 하면서 무슨 대승적 협조를 얘기하느냐"며 "김영철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면 먼저 이해를 구해야지, 결정했으니 국민과 야당은 따르라는 것인가"라고 정부여당을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한국당은 장외투쟁도 병행했다. 홍준표 대표를 포함한 한국당 지도부는 이날 서울시 청계광장에서 약 1000여명의 당원들과 함께 김영철 방남을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에 참석했다.

이에 추미애 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의 장외투쟁에 대해 "저급한 속셈"이라며 “성공적인 평창올림픽 기간 중 단 하나의 오점이 있다면 '자유한국당의 행태'"라고 꼬집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은 지난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서 황병서, 최룡해, 김양건 북한 최고실세 3인방의 참석을 환영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여야는 국회 상임위원회 개최를 놓고도 공방을 이어갔다.

한국당은 지난 23일에 이어 이날도 운영위원회를 열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한국당은 조만간 국방위원회와 외교통일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원회를 잇달아 열어 김영철 위원장 방남 문제를 따져묻겠다며 단단히 벼르고 있다. 민주당은 법안심사 논의가 아닌 정치공세의 장으로 상임위가 활용돼선 안된다는 입장이다.

다만 여야는 오는 28일로 예정된 2월국회 마지막 본회의까지 파행을 이어갈시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에 완전한 보이콧을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는 분위기다.

특히 일부 무쟁점 법안을 먼저 협의해 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당 소속 권성동 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법안심사 소위와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겠다고 했다. 2월국회가 대치로 끝날 경우 3월 임시국회를 소집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김영철 방남'으로 인한 국회 파행이 장기화되면 이마저도 어렵게 된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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