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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내년 감산완화 시사.. OPEC정책 바뀔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5 17:04

수정 2018.02.25 17:04

산유국 석유재고 감소 판단.. 감산연장→종료로 정책 선회
수요탄탄해 美증산에도 낙관.. OPEC정책 수정 가능성 무게
사우디 내년 감산완화 시사.. OPEC정책 바뀔까

석유수출국기구(OPEC) 종주국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내년에 석유 감산을 완화할 뜻을 내비쳤다. OPEC과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들의 감산 정책 무게중심이 감산연장에서 감산종식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24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이날 인도 뉴델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내년에는 아마도 감산을 완화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알 팔리 장관은 시장이 수급균형을 향해 나아가고 있고, 막대한 석유재고 역시 줄어들고 있다면서 다음 단계는 감산을 서서히 끝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감산 참여국들이 시장 상황에 대해 분석중이라면서 이 분석이 끝나면 다음 단계 정책을 발표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알 팔리는 "2019년 어느때인가" 감산이 완화될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 어떻게 이를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확실한 것은 (감산완화가) 2016년 이후의 고된 작업을 무위로 만들거나 시장 균형을 깨뜨리는 식으로는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점"이라고 강조했다.

사우디 등 OPEC 회원국 14개국과 러시아를 비롯한 11개 비OPEC 산유국들은 2016년 11월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 하루 120만배럴을 감산키로 하고 지난해부터 석유생산을 줄여왔다. 감산은 당초 올해까지 지속하기로 돼 있었지만 유가 상승에 힘입어 미국의 석유생산이 사상최대 수준으로 증가하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감산에 참여하지 않는 비 OPEC 산유국들의 증산이 향후 2년간 세계 석유 증가분을 모두 흡수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감산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에 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알 팔리 사우디 석유장관은 그러나 미 석유증산을 되레 환영한다고 이날 밝혔다. 올해 석유수요가 탄탄해 미 증산분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는게 이유다.

특히 미 증산이 넉달만에 최대치로 올라서는 등 미 석유수출 증가를 동반하고 있어 미 석유재고 감축에 도움이 된다는 계산이다.

이날 사우디의 '내년 감산완화' 발언은 감산참여국들의 피로감과 균열에 따른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측면도 있다.

이라크가 계속해서 공개적으로 감산완화를 촉구해왔고, 러시아는 겉으로는 감산에 대한 탄탄한 지지를 표명해왔지만 내부적으로는 대규모 투자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간 석유업체들의 불만이 쌓여왔다.

러시아 석유업체들은 감산이 하루빨리 끝나야 한다고 정부를 설득해왔고, 이라크, 이란, 리비아 등 내전과 경제제재 등으로 그동안 석유수출이 타격을 받았던 OPEC 일부 회원국들 역시 감산종식을 요구해왔다.


한편 알팔리 장관은 이날 사우디 국영 석유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석유공사(사우디 아람코) 기업공개(IPO)를 계속 추진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예정된대로 어디에 상장할지, 정확한 상장 시기는 언제가 될 지 등을 공표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사우디의 '탈석유' 경제체제 구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우디 아람코 상장은 뉴욕증시(NYSE) 상장이 유력했지만 9.11 테러 관련 소송에 휘말릴 수 있다는 우려로 제동이 걸리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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