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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정부, 오는 5월에 예루살렘으로 대사관 이전 강행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4 16:52

수정 2018.02.24 18:04

지난해 1월 23일 촬영된 서부 예루살렘 지역의 미국 영사관.EPA연합뉴스
지난해 1월 23일 촬영된 서부 예루살렘 지역의 미국 영사관.EPA연합뉴스


지난 50여 년간 중립상태였던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영토로 인정한 미국이 오는 5월,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맞춰 이스라엘 주재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길 예정이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23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맞춰 오는 5월 예루살렘에 새로운 미 대사관이 문을 열 계획"이라며 대사관 이전 계획을 공개했다. 노어트 대변인은 미 대사관이 예루살렘 아르노나 지역의 미 영사관 건물에 우선 입주한 뒤 상주 부지를 물색할 방침이라며 대사관 건설계획과 공사는 시간을 두고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미 당국자도 일부 기자들에게 "주이스라엘 대사와 소규모 팀이 5월께 예루살렘 아르노나 지역으로 이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유대인 지구인 아르노라는 대사관 이전 지역으로 거론됐던 곳이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대사관 이전일이 이스라엘의 건국 기념일인 5월 14일이라고 전했다.


유엔은 지난 1967년 3차 중동전쟁 이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합의하기 전까지 양자 모두 원하는 예루살렘의 영유권을 일단 중립으로 두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유엔과 협의 없이 독단으로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고 텔아비브의 미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겠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22일 이스라엘을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은 이스라엘에 있는 대사관을 내년 말까지 이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지도부는 "모든 아랍인들에 대한 도발"이라며 강력히 반발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 사무총장은 "미 행정부가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고 팔레스타인의 '대재앙'이 된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에 때맞춰 미 대사관을 이전키로 한 것은 뻔뻔한 국제법 위반 행위"라고 강도높게 비난했다.
그는 이어 미 행정부의 대사관 이전 결정은 모든 아랍과 무슬림들에 대한 노골적인 도발이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을 위한 '2국가 해법'을 파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스라엘 측은 미국의 이번 대사관 이전 결정에 대해 즉각적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 국민에겐 좋은 날"이라고 반기면서 "올해 이스라엘 건국 70주년은 한층 경사스런 축하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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