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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서] 4차 산업혁명과 금융, 그리고 '원팀'

홍창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3 17:39

수정 2018.02.23 17:52

[여의도에서] 4차 산업혁명과 금융, 그리고 '원팀'

최근 금융권에 모두 적용되는 공통된 화두가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이다. 주지하다시피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AI)을 비롯해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요약된다.

4차 산업혁명 신드롬은 지난해부터 급속하게 퍼졌다. 4차 산업혁명에 맞서 뭐라도 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바로 뒤처지는 것 같은 분위기도 금융권에서 감지된다. 때문에 금융사들은 앞다퉈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중이다.


은행권은 물론, 보험업계와 카드업계에서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겠다는 말이 끊이질 않는다. 은행들은 AI를 활용한 송금, 환율조회 등의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보험사들도 앞다퉈 AI기능을 접목한 상품이나 관리시스템을 내놓고 있다. 카드사들도 AI를 활용하기 위해 전담부서 등을 신설하고 4차 산업혁명에 대응 중이다. 모든 금융업종에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서 나름의 숙제를 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당국도 금융 관계기관들도 금융사들의 4차 산업혁명 연착륙을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보험개발원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이용해 '퍼플오션'을 만들어 가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위해 보험개발원은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인공지능을 활용해 보험료가 합리적으로 책정되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금융권의 이 같은 움직임은 4차 산업혁명으로 다가오는 기회와 위험에 대비하며 새로운 성장기반을 다져나가기 위해서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큰 파고를 넘어서 글로벌 플레이어로 활약하는 한국 금융권은 국부 창출과 일자리 생성에도 기여할 것이 확실하다.

모든 금융권이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 있지만 여전히 4차 산업혁명은 금융사들에는 불확실한 미래이자 리스크다. 4차 산업혁명은 기존 금융의 패러다임과 판을 바꿔놓을 것이다. 이미 금융의 패러다임, 판은 바뀌고 있다.

이런 패러다임과 바뀌는 판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하면 한국 금융산업은 제조업과 같은 초일류산업군이 될 수 없다.

최근 한 금융원로는 우리 금융권의 영업방식이 구시대적이며 과거의 영업행태를 답습하는 것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답습만으로 한국 금융은 제조업과 같은 초일류기업이 나올 수 없다고 그는 조언했다.

4차 산업혁명에 맞서 과거처럼 시늉만 해서는 다가오는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 금융이 세계를 앞서갈 수 없다. 선진 사례를 벤치마킹만 해서는 금융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 4차 산업혁명 대응에 있어서 금융권의 새로운 시각과 창의적인 방안을 기대한다. 새로운 시각과 창의적인 대응방안은 개별 금융사나 정부의 실천만으로는 어렵다. 정부와 업계가 '원팀'이 되어야 한다.
원팀의 결과는 훌륭하다. 그 사례는 멀리서 찾지 않아도 된다.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원팀'으로 활약해 국민들에게 은메달을 선사한 빙속 남자 팀추월 대표팀만 봐도 그렇다.

ck7024@fnnews.com 홍창기 금융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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