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간호사 10명중 4명 '태움' 경험.. 성폭력 당한 경우도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3 17:15

수정 2018.02.23 17:15

의료기관 인권유린 조사
간호사 10명 중 4명 이상이 직장 내 괴롭힘을 뜻하는 일명 '태움(재가 될 때까지 괴롭힘)'을, 10명 중 1명은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23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이 지난해 12월 18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약 2개월간 실시한 '의료기관내 갑질문화와 인권유린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간호사의 83.8%(5105명)가 직무스트레스를 경험했고 41.4%(2524명)는 태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설문조사에는 1만 1000여명의 보건의료노동자가 참여했고 보건의료노조는 이중 6094명 간호사에 대한 1차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특히 많은 간호사들은 신체 폭력을 경험했으며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성폭력을 당한 간호사도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설문조사 결과 간호사의 65.5%(4000명)는 욕설이나 모욕적 언사, 반말, 험담, 무시, 비하 등 폭언 등 폭언을 경험했고 10.5%(641명)는 폭행을 당한 것으로 드러났다. 간호사 13%(794명)는 성희롱과 성추행 등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근로조건도 열악했다. 제대로 밥을 먹을 시간도 없이 일을 하고 쉬지 못하는 것이다. 법에서 보장하는 휴게시간을 전부 보장받지 못한다고 응답한 간호사는 절반이 넘는 54.5%(3321명)이며, 식사시간에 대해서도 31.6%(1925명)는 전혀 보장받지 못한다고 응답했다.
휴가를 전혀 보장받지 못한다고 응답한 간호사도 18.4%(1120명)으로 조사됐다. 또 72.7%(4433명)의 간호사들은 일찍 출근하고 늦게 퇴근하고도 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응답했다.


보건의료노조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담당하는 간호사들이 직무스트레스와 태움, 폭언.폭행.성폭력에 심각하게 노출돼 있다"며 "환자들이 의료사고와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뜻하고 더 이상 간호현장을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마지막 경고가 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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