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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24시] 원희룡 “나는 제주도당”…‘선(先)제주 후(後)정당’ 행보 뚜렷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2 17:40

수정 2018.03.02 16:19

6·13 선거 무소속 출마…당적은 선거후에 결정할 듯 
역대 선거 무소속 강세…특정 당 선택, 후폭풍 경계  
폭설에 따른 제설작업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 6.13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선(先) 제주, 후(後) 정당’ 행보가 뚜렷하다. /사진=fnDB
폭설에 따른 제설작업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원희룡 지사. 6.13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선(先) 제주, 후(後) 정당’ 행보가 뚜렷하다. /사진=fnDB

[제주=좌승훈 기자] 재선 도전에 나선 원희룡 제주도지사의 당적을 놓고 여러 가지 추측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을 보면 이미 답은 나와 있다.

종합해보면 두 가지다. “정치 물살에 급하게 뛰어들지 않고, 당분간 성장통 극복을 위한 과제에 전념하겠으며, 적당한 시기에 이르렀다고 판단이 설 때 공식적으로 밝히겠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도민에게 무한책임이 있는 도지사에서 가장 막중한 책무는 절박한 민생문제를 해결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정당 선택의 여지는 “개혁보수가 가야 할 새 정치 틀에 힘 보태겠다”는 말로 대신했다.

지난 13일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도지사 예비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후, 22일 현재 김우남(63)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 박희수(56) 전 제주도의회 의장, 문대림(52) 전 청와대 제도개선 비서관, 강기탁 변호사(50) 등 민주당 후보 4명과 김방훈(63) 자유한국당 제주도당위원장, 고은영(32·여) 제주녹색당 운영위원장 등 6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고 있는 원희룡 지사는 예비후보로 등록하면, 바로 직무가 정지되기 때문에 후보자 등록 신청기간(5월 24 ~25일)이전까지 현직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당적은 무소속이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1995년 제1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이후 재선거(2004년)를 포함해 제주에서 치러진 7차례의 제주도지사 선거 중 신구범(1995년), 김태환(2006년), 우근민(2010년) 당선자가 ‘무소속’이다. 흔히 ‘제주도당’이라고도 한다.


월동무 폭설 피해 현장을 찾은 원희룡 지사. 6.13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현직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fnDB
월동무 폭설 피해 현장을 찾은 원희룡 지사. 6.13 제주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현직을 최대한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fnDB

■ 박빙의 구도, 바른미래당 합류·자유한국당 복당 ‘나중에’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한몫한다. 지난 10일 제주일보와 KCTV, 제주의소리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그밖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결과, ‘원희룡 도지사 당적 변경 선호도’에서 ‘당적을 버리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것이 좋다’는 응답이 40.3%로 1위를 차지한 것도 흥미롭다.

‘모름·무응답’도 28.6%다.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신당 후보로 출마’(18.4%), ‘자유한국당 복당 후 출마’(12.7%)로 특정 정당을 선택하는 것보다 높게 나타났다.

게다가 자유한국당과 통합신당 지지자들은 각각 원 지사가 자신들의 정당 후보로 나서기를 바라는 구도다. 자유한국당 지지자 55.1%가, 통합신당 지지자 50.3%가 원 지사의 자당 후보 출마를 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지금 상태로는 바른미래당 합류니, 자유한국당 복당은 선거이후의 일이라는 판단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와 달리, 민주당 후보와의 박빙의 구도가 예견되는 데다, 당장 선거를 앞두고 특정 정당을 택할 경우, 다른 한쪽을 잃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굳이 적이 될 이유가 없다.


그렇다고, 3선 의원에 집권여당 사무총장을 지낸 원 지사가 현실 정치인 정당정치를 외면할 리 만무하다. 향후 정치행보를 위해서도 그렇다.
다만, 지금은 ‘선(先) 제주, 후(後) 정당’ 행보가 전략적일 수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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