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패션가 '춘래불사춘' 한파에 봄옷 출시 늦어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1 17:04

수정 2018.02.21 21:42

春來不似春..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 겨울의류가 아직 매장 점령
내주부터 봄테마 단장 계획.. 예년보다 1~2주 늦춰져
11번가 등 온라인 오픈마켓 겨울의류 판매량 올해 두배↑.. 블라우스 등 봄의류 20% ↓
절기로 우수를 지나 봄의 길목에 들어섰는 데도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여성의류 매장에 패딩 등 겨울 패션 상품군이 진열돼 있다.
절기로 우수를 지나 봄의 길목에 들어섰는 데도 21일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의 여성의류 매장에 패딩 등 겨울 패션 상품군이 진열돼 있다.

절기로 봄을 알리는 입춘과 대동강이 풀린다는 우수도 지났지만 백화점 등의 패션시장은 아직도 꽁꽁얼어 있다. 일반적으로 이맘때면 백화점을 중심으로 패션매장은 봄 기운이 완연하다. 하지만 올해는 패딩 등 겨울 패션이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상 한파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봄 신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백화점 매장엔 아직 겨울패션이 점령

2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 등 주요 백화점의 의류매장은 이달 들어 봄 신상품 단장 준비를 마쳤지만 판매는 부진하다. 롯데백화점은 2월 현재 여성의류기준 패딩.코트류가 아직 4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2월 말이면 매장의 70% 이상이 봄 옷으로 채워지는 것과는 대비된다.

신세계백화점도 특히 남성의류의 봄 신상 수요가 오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남성의류는 여성 의류에 비해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데, 날이 추워 봄 아우터로 준비한 상품에 대한 반응이 아직까지 없다"이라고 말했다.

■한파영향 봄 신상품 출시 1주일 이상 늦어져

실제로 봄 테마 단장도 평소에 비해 늦어졌다. 롯데백화점은 26일부터 '봄날의 꽃처럼'이라는 주제로 본격적인 봄 상품 전개에 들어간다. 2016년은 2월 19일, 지난해에는 2월 17일부터 시작했던 것에 비하면 일주일 정도 늦춰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3월부터 봄 시즌 테마로 매장을 단장한다.

이상 한파로 인해 지난해 11월과 12월 모두 백화점 패션의류 상품군의 판매는 호조를 보였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주요 백화점 기존 점포 기준 매출은 전년 대비 줄어든 상태였다. 그러나 11월 롯데백화점의 매출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5%, 신세계백화점이 6.5%, 현대백화점이 4.7%씩 일제히 오르면서 연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른 한파로 인해 롱패딩 등 단가가 높은 패션 상품 판매가 늘어나며 매출도 오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겨울 패션 상품 상승세는 1월까지 이어졌다. 롯데백화점의 1월 전체 남성.여성의류 상품군 매출은 5.4% 신장했다. 그 중에서도 모피는 10.2%, 롱패딩 등 방한용품이 포함된 아웃도어.스포츠 부문 매출은 3.1%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의 모피는 53.5%, 스포츠 아웃도어는 12.8%의 신장률을 보였다.

주요 백화점 관계자는 "예년보다 빠른 11월에 방한용품 상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2월까지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최근까지 겨울용품을 찾는 손님들이 많아 봄 상품 전개가 늦어졌지만 이번주 들어 날씨가 풀리면서 본격적인 봄 의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온라인 채널의 겨울 패션 매출 증가율도 지난해보다 올해가 더 높았다.
오픈마켓 11번가가 2월 1일부터 20일까지 대표 봄의류와 겨울의류 상품군의 거래액비중을 비교한 결과 패딩.다운점퍼 등 겨울의류는 작년 증가율이 27%에서 올해는 49%로 커졌다.

반면 블라라우스 등 봄의류는 지난해 73%에서 올해 51%로 줄어들었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겨울이 작년보다 춥고 길어 패딩, 코트 등 겨울시즌오프 행사가 많아진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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