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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열 총재 "보호무역정책 강화 우리 경제 영향 우려"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1 09:07

수정 2018.02.21 09:07

이주열 총재 "보호무역정책 강화 우리 경제 영향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흐름에 대해 "예상을 뛰어넘게 강하게 나온다면 우리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고 우려했다.

이 총재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 취리히 한국·스위스 통화스와프 계약에 공식 서명한 뒤 현지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이 같이 전했다.

그는 "수출이 우리경제의 성장 동력인데, 수출이 꺾이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며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이 강해질 것으로 어느 정도는 예상을 했습니다만 예상을 웃도는 수준으로 보호무역정책이 강해져서 상당히 눈여겨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보호무역주의 확대에 대응한 한은의 역할에 대해 이 총재는 "한은은 금융정책을 수행하기 때문에 통상문제에 금융대책을 직접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예상 이상으로 보호무역정책이 강화되면서 걱정을 떨쳐버릴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 총재는 미국,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가파를 경우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미국이 세 번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을 하고 계획을 짰다"면서 "세 번 이상,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올리거나, ECB등 다른 곳에서도 완화를 줄이고 긴축적인 모습을 보인다면 분명히 애로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예상보다 빠르게 되면 국제금융시장에 금방 영향을 주고, 국내금융시장에도 바로 파급이 되니,대응할 자세는 항상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총재는 한국·스위스 양국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두고 한국경제를 스위스가 신뢰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화스와프는 상대국 경제를 신뢰해야 가능하다. 경제가 위험하다거나 실력이 없다면 돈을 빌려주는 거래를 하지 않는다"며 "한국경제가 건실하고 외환, 금융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어 이번 계약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날 오후 스위스 취리히에서 토머스 조던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와 양국 통화스와프 계약서에 서명했다.

한국은 6개 기축통화 국가 중 캐나다에 이어 스위스와 통화스와프 계약을 하게 됐다.

이 총재는 다음 통화스와프 계약에 대해 "ECB는 성격이 조금 다르고 영국은 브렉시트 협상에 주력하고 있다. 아무래도 일본에 관심이 많을 텐데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나면 얘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다"고 답했다.

이 총재는 "지금은 논의 자체가 중단됐지만, 양국 중앙은행이 교류는 종전과 다름없이 하고 있다"며 "정치적 고려 없이 중앙은행 간 금융협력 차원에서 논의하자는 게 우리 기본 입장이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가계부채 증가에 대해 이 총재는 "정부는 작년 8% 증가보다 낮출 생각이고 궁극적으로는 가계부채 증가가 소득 증가를 넘어서지 않게 하는 게 목표"라면서 "다만 과거처럼 (가계부채가) 급증하는 사태까지 이르지는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 총재는 자신의 임기와 관련 "후임자가 오자마자 무언가를 결정하게 되는 상황을 맞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내가 끝낼 일은 확실하게 완결해서 후임자가 조직 관리, 정책 운용에 여유를 갖고 생각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 총재는 차기 총재가 임기내 리디노미네이션(화폐 액면 단위 변경)을 맞게 되는 상황이 올지 묻는 말에 "중앙은행이 독단으로 결정할 사항이 아니다. 국민적 공감대, 합의가 형성돼야 한다.
저희는 단지 리디노미네이션이 필요한 상황에 대비해 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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