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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도시락 1만원시대… 흥행 비결은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0 17:41

수정 2018.02.20 17:41

가정간편식 확산과 함께 업계, 도시락 고급화 위해 차별화된 메뉴 개발 고심
"좋은재료만으로 비싼 가격 책정하기엔 위험" 논란도
편의점 도시락 1만원시대… 흥행 비결은

편의점업계의 도시락 고급화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가격에 걸맞는 '메뉴구성'과 '맛' 경쟁도 치열하다.

편의점업계에서 1만원 안팎의 프리미엄 도시락은 아직은 계절이나 특별한 행사를 겨냥한 한정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가정간편식 확산과 함께 도시락 고급화를 기정 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기존 일반도시락에 비해 가격이 3배 이상 비싼 만큼의 값어치를 하느냐가 고급화 성패의 관건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업계는 프리미엄 도시락의 '메뉴구성'과 '맛'의 차별화에 주력하고 있다.

■메뉴구성.맞 차별화에 안간힘

20일 업계에 따르면 세븐일레븐이 평창동계올림픽을 기념해 내놓은 '평창 대관령 한우도시락'은 1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세븐일레븐 측은 "올림픽이라는 흥행요소에다 고급식재료를 사용한 차별화된 메뉴에 정성까지 더해져 식도락가들 사이에서 호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평창 대관령 한우도시락의 메인 메뉴인 평창한우는 상품기획자(MD)가 직접 현장을 찾아 설득 끝에 물량을 확보했다. 올림픽 선수 식단으로 공급되는 평창한우는 'A등급 밑으로는 나오지도 않는' 귀한 재료다. 그만큼 물량을 공급받기도 힘들었다. 이 상품을 기획한 세븐일레븐 최유미 푸드팀 선임상품기획자는 최고급 재료로 만든 도시락이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 직접 평창을 찾는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원재료 자체가 고품질'이라는 강점은 이 도시락이 갖는 맛의 비결이다.

좋은 재료에다 맛을 내는데에도 남다른 정성이 들어갔다. 평창 대관령 한우 도시락은 고기맛을 살리는데 가장 공을 들였다. 수십 차례의 조리방법 연구끝에 최적의 크기, 두께, 부위를 찾았다. 패키지에는 한우 특허등록번호까지 새겼다. 평창한우 불고기에 어울리는 오색전,해물경단 등 4가지의 전과 장조림 깻잎나물 멸치볶음 등 골고루 맛 볼 수 있는 부반찬, 제철 딸기가 들어간 에피타이저용 샐러드, 세븐일레븐 '밥 소믈리에'가 개발한 흑미밥, 새해 덕담과 운세 등 다양한 문구가 들어 있는 디저트용 포춘쿠키를 담아 풍성함과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한 끼를 먹어도 코스요리처럼 화려하게 즐길 수 있다. 부반찬 역시 오색전, 부추전, 해물경단, 장조림, 깻잎나물 등 8가지나 포함됐다.

GS25는 '유어스심야식당 도시락'을 통해 된장 연어구이, 치킨가라아게 등 일본풍 정찬 도시락을 선보여 인기를 끌고 있다. 미니스탑은 일본 3대 규동 프랜차이즈와 협업한 '규동'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좋은 재료에 코스요리 같은 고급스러움 연출

한 점포에 들어가는 편의점 도시락의 종류는 평균적으로 18개 가량이다. 편의점 관계자들은 도시락 재료에 집중하는 이유에 대해 "여기서 선택되기 위해서는 맛에만 집중하는 시대는 끝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짜고 단 자극적인 맛에만 집중한 결과 최근에는 영양 불균형 문제도 도래했다. 이런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업계는 재료를 통한 실험을 끊임없이 진행 중이다. GS25는 1만 900원 '민물장어덮밥'을 2년 연속 여름시즌 상품으로 판매했다. CU 역시 상대적으로 가격이 높은 5000원대 횡성한우 간편식을 명절 때마다 한정수량으로 선보였다.

이런 가운데서도 편의점 고급도시락의 가격 논란은 여전하다.
편의점 업계 한 관계자는 "편의점 도시락은 가격 저항이 높아 재료라는 한 가지 장점만으로 비싼 가격을 책정하기엔 위험성이 있다"고 말한다. 재료와 더불어 소비자들의 주목을 더 끌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편의점에서 보기 힘든 재료나 구성, 메뉴 등을 통해 신선하고 새로운 느낌을 주면서 고급스러운 느낌도 같이 전달하는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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