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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옥죄니.. 뭉칫돈 몰리는 꼬마빌딩

정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0 17:09

수정 2018.02.20 17:09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비슷.. 30억~50억원대 빌딩 '품귀'
주택보다 가치상승 여력있어.. 수익형.해외 부동산도 주목
부동산 시장의 뭉칫돈이 꼬마빌딩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해말부터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계속되는 가운데 안전진단 기준 강화 정책까지 발표되면서 재건축 아파트 대신 수익형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움직임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현장에서는 재건축 아파트의 최대어로 꼽히는 압구정 현대아파트 한채가 40억원을 넘고 있는 상황에서 같은 금액이면 건물에 투자하겠다는 상담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20일 빌딩거래 중개법인 '빌사남' 등에 따르면 지난해말부터 올 초까지 겨울 비수기가 무색하게 꼬마빌딩 투자에 대한 문의가 대폭 증가하고 있다.

빌사남 김윤수 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빌딩 매수 문의는 늘고 있는데 나와 있는 물건 대비 매수 고객이 너무 많은 게 문제"라면서 "겨울은 계절적 비수기였는데 설 명절 전후로도 계속해서 매수 상담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리얼티코리아의 통계에서도 지난 해 전체 거래의 약 74%가 법인이 아닌 개인 투자자인 것으로 나타나 빌딩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음을 입증했다.
특히 지난 1월 빌딩 매수 자료를 보면 '50억원 이하' 거래는 40건으로 전체 거래 건수의 62.5%를 차지해 꼬마빌딩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빌딩 투자 열기가 높아진 것은 최근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가 강화된 것이 한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부활과 동시에 국토교통부가 아파트 한채 당 최고 8억4000만원의 부담금을 낼 수 있다고 예측한 결과를 발표한 이후 빌딩 투자에 대한 문의가 대폭 증가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우병탁 팀장은 "10억~30억대 투자금을 갖고 있던 사람들은 기존 강남권 아파트에서 수익형으로 옮겨오는 경우가 상당 수라고 보여진다"면서 "주택 가격의 총액 자체가 전에 비할 수 없이 커지다보니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과 엇비슷한 30억~50억원대 중소형 빌딩은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용 196㎡는 현재 43억원에 가격에 형성돼 있다.

우 팀장은 이어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규제와 함께 주택 가격은 이미 많이 올랐지만, 그에 비해 상가, 다가구주택 등 꼬마빌딩은 아직 가치 상승 여력이 남아 있다고 판단한다"면서 "가격 상승분을 보면 아파트쪽이 훨씬 더 빠른 속도로 올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더굿경제연구소 조현욱 부사장도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서는 앞으로 규제가 더 강해질 것으로 보고 다른 곳으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면서 "과거 상속의 수단으로 재건축 아파트가 가장 인기가 높았다면 최근엔 꼬마빌딩과 수익형부동산은 물론 해외부동산까지 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wonder@fnnews.com 정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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