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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부총재에 스페인 경제장관 선임, 총재는 독일?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20 16:05

수정 2018.02.20 16:05

벨기에 브뤼셀에서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 EPA연합뉴스
벨기에 브뤼셀에서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 EPA연합뉴스
앞으로 2년 내 대대적인 물갈이를 앞두고 있는 유럽중앙은행(ECB)의 신임 부총재로 남유럽 스페인의 재무장관이 선임됐다. 이로써 내년 10월에 공석이 되는 ECB 총재자리는 북부 국가, 특히 독일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들에 따르면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재무장관들은 19일(이하 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동을 열고 오는 5월에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하는 비토 콘스탄치오 ECB 부총재의 후임으로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경제장관을 선임했다. 귄도스 장관은 ECB 부총재 자리를 놓고 필립 레인 아일랜드 중앙은행 총재와 경합했으나 아일랜드 정부는 19일 부총재 경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FT는 레인 총재가 내년에 퇴임하는 피터 프랫 ECB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자리를 노리는 쪽으로 방향을 바꿨다고 전했다. 유로존 경제순위 4위지만 2012년 구제금융 이후 ECB 집행위원을 내지 못했던 스페인은 이미 지난해부터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를 중심으로 유로존 회원국들에게 로비를 펼쳐왔다.


귄도스 장관은 이날 인터뷰에서 자신의 부총재 선임을 두고 "스페인이 권위를 되찾았다는 신호"라고 주장했다. ECB 경험이 아주 없는 그는 자격 논란에 대해 "ECB 집행위원회 내부의 다양성 확보가 매우 중요해 질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 내 경제 전문가들은 이날 부총재가 정해지자 남은 ECB 집행위 인선에 주목했다. 총재와 부총재를 포함해 6명으로 이뤄진 집행위는 8년 임기로 이 중 4명은 향후 2년 뒤에 자리를 비워야 한다. 가장 관심이 쏠리는 인선은 2019년 10월에 퇴임하는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의 후임이며 FT는 부총재 자리가 남유럽 국가에 돌아갔으니 총재 직위는 중북부 유럽에 넘어갈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귄도스 장관은 이번 선임에 "어떠한 조건도 붙어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이달 7~9일 34명의 이코노미스트를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 결과 차기 ECB 총재로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가 가장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선임 가능성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84점을 받은 바이트만 총재는 드라기 총재가 추진한 양적완화(자산매입을 통한 돈풀기 전략)를 포함해 ECB의 경기부양책에 회의적인 인물이다.
드라기 총재로 부터 "전부 싫다는 사람"으로 비난받은 바이트만 총재는 ECB 총재가 될 경우 이전과 달리 강력한 긴축정책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 이를 우려하는 유로존 국가들이 바이트만 총재가 ECB 총재 후보로 오를 경우 반대표를 행사할 수도 있다.


블룸버그 설문에서 2번째 유력 후보는 26점을 얻은 프랑수아 빌레이 드갈로 프랑스 중앙은행 총재였으며 레인 총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가 각각 23점과 15점으로 3·4위를 차지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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