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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1심 선고] 닻올린 '뉴롯데'호 풍파 만나.. 해외투자·M&A도 차질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3 17:47

수정 2018.02.13 21:11

신동빈 법정구속 파장
신 회장 중심 체제 흔들
호텔롯데 상장 지연 등 주요사업 전면중단 불가피..평창 스포츠외교도 틀어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1심 선고 공판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 추징금 70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신 회장이 서울중앙지법을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진행된 1심 선고 공판에서 뇌물공여 혐의로 징역 2년6개월 , 추징금 70억원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신 회장이 서울중앙지법을 나와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사진=서동일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1심 판결에서 실형을 받고 법정구속됨에 따라 신 회장이 주도해 추진해 온 '뉴롯데' 행보에 먹구름이 끼었다. 이날 재판에서 신 회장은 K스포츠재단에 지원했다가 돌려받은 70억원이 뇌물로 인정되며 2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신 회장은 2016년 3월 면세점 신규 특허 취득과 관련해 박근혜 전 대통령 측에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최씨가 사실상 지배한 K스포츠재단에 하남 체육시설 건립비용 명목으로 70억원을 제공한 혐의(제3자 뇌물공여)로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롯데가 면세점 특허 탈락으로 여러 경영상 어려움에 직면하자 박 전 대통령에게 부정한 청탁과 함께 돈을 제공했다며 징역 4년과 추징금 70억원을 구형한 바 있다. 롯데 측은 2015년 11월 면세점 특허 탈락 발표 이전부터 정부가 면세점 특허 수 확대를 논의해왔으며, 대가를 기대하고 출연한 것은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지만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신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됨에 따라 사상 첫 총수부재에 직면한 롯데 측은 큰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상황으로 참담하다"며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결과에 대해서는 매우 아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2018년 뉴비전 실현 원년' 멀어지나

신 회장은 지난해 12월 22일 있었던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1심 재판에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지만 이번 국정농단 사건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서 롯데그룹의 앞날은 불투명해졌다. 올해로 그룹 창립 51주년을 맞는 롯데그룹에서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롯데 측은 더 큰 충격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특히 신 회장이 신년사에서 선언한 '뉴롯데 원년'에도 추진동력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뉴롯데는 지배구조 개선이 주요 내용으로 롯데지주 출범과 계열사 순환출자 해소, 호텔롯데 상장을 통한 한국롯데 지배력 강화를 골자로 한다. 여기에 해외시장 공략 강화와 기업문화 개선, 일·가정 양립을 통한 여성인재 육성을 골자로 한 생애가치 창조자로서의 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것이 뉴롯데의 주요 내용이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경영권 분쟁을 사실상 마치며 신 회장 중심체제를 확립한 과정에서 리더십 부재 사태가 발생한 만큼 그룹 경영체제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롯데는 전문경영인 중심의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해 임직원, 고객, 주주 등 이해관계자들을 안심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는 총수 부재에 따른 경영공백을 막기 위해 황각규 부회장(롯데지주 공동대표)과 4개 BU장 등 전문경영인이 중심이 된 비상경영체제가 가동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 부회장이 신 회장의 '복심'인 만큼 롯데의 지배구조 개편작업과 인수합병 등에서 신 회장의 공백을 최소화하는 데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사업 타격…평창 스포츠외교도 차질

신 회장 부재로 가장 먼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는 것은 롯데의 해외사업이다. 롯데가 10조원 이상 투자한 해외사업은 총수 부재로 추진동력이 떨어지게 됐다. 대규모 투자나 인수합병(M&A) 등이 수반되게 마련인 해외사업 속성상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는 치명적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롯데의 해외사업이 신 회장 개인의 현지 정.재계 인맥과 네트워크에 크게 의존해왔다는 점도 우려를 키우는 부분이다.

특히 신시장으로 개척 중이던 베트남과 인도네시아.인도 등 동남아시아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에 차질이 우려된다. 롯데그룹은 인도네시아에서 40억달러 규모로 추정되는 나프타분해시설(NCC)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며 베트남에서도 '에코스마트시티' '롯데몰 하노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한 탓에 중국에 보복성 조치를 당했던 롯데마트의 중국사업 매각 건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일본롯데에 대한 지배력 강화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이와 함께 스포츠외교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한스키협회장을 맡고 있는 신 회장은 개막식부터 13일까지 평창 일대에 상주하며 행사 지원과 내·외빈 접대 등 스포츠외교에 힘을 보탤 계획이었다.
롯데그룹은 동계올림픽 지원과 관련해 대한스키협회 부회장을 중심으로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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