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켜버린 스타트업만 53개… 알리바바·텐센트, 황소개구리되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3 17:09 수정 : 2018.02.13 17:09

전자상거래 분야 넘어.. AI.핀테크.음식배달 등 영역 안가리고 인수
창업생태계 교란시켜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무한 사업확장을 놓고 혁신기업이냐, 문어발 경영이냐는 논쟁이 일고 있다.

미국의 구글, 아마존 등 주요 기업들이 성장 가능성 높은 스타트업을 입도선매식으로 싹쓸이해 창업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는 논란이 벌어진 가운데 중국 내 알라비바와 텐센트도 유사한 논란으로 눈총을 사고 있다. 더구나 중국 정부의 해외 자본유출 규제 영향으로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국기업들의 부실자산과 온·오프라인으로 연계된 관련기업을 대거 사들이면서 과도한 문어발식 경영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스타트업 무차별 인수 논란

실리콘밸리의 전성기를 이끈 미국 정보기술(IT) 빅5(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가 유망 신생기업을 집어삼키며 창업생태계를 교란하는 패턴이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에서도 흡사하게 재연되고 있다.
미국 주요 기업들보다 오히려 중국의 '빅2'가 중국 창업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중국의 IT 스타트업들이 중국 IT업계의 거인인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그늘에서 가려 거인 골리앗을 물리친 다윗이 되는 꿈을 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알리바바 혹은 텐센트가 잠재성 있는 스타트업을 미리 대거 사들여 시장의 판세를 좌지우지하는 장기판의 졸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공유자전거 시장이 대표적이다. 오포는 알리바바 그룹의 금융자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의 지원을 받고 있고, 모바이크는 텐센트가 최대주주로 있는 회사다. 문제는 관련 시장의 출혈경쟁으로 자금고갈을 막기 위해 양사의 합병설이 제기돼왔다. 그러나 알리바바가 또 다른 신생업체인 헬로바이크에 투자를 단행하면서 합병이 물 건너가고 시장 혼란만 가중시켰다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최근 들어 하이난 등 해외투자에 나섰다가 유동성 문제에 빠진 중국기업들의 부실자산을 인수하는 데도 큰손으로 등장했다.

알리바바는 이달 초 유동성 위기에 몰린 중국 완다그룹의 계열사인 완다필름 지분 7.66%(46억8000만위안어치.약 8081억원)를 인수하며 2대 주주에 올랐다. 완다필름은 중국 본토에 영화관 4571개와 극장 516개를 운영하는 회사로 영화관시장의 14%를 차지하면서 배급.광고사업도 겸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내 영화시장의 성장세가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앞서 텐센트는 완다그룹 산하 부동산개발업체 완다상예 지분 14%(340억위안)를 인수한 바 있다.

■거대공룡, 창업생태계 교란 우려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싹쓸이 쇼핑은 모바일결제를 중심으로 한 거대한 플랫폼 경쟁에서 비롯됐다.

우선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스타트업 대량 매입에 나선 이유는 이들 두 업체의 중국 모바일결제 시장 점유율이 94%에 달한다는 데 있다. 모바일결제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어 각자 플랫폼으로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소형업체들을 무작위로 끌어모으는 것이다.

급기야 소셜 미디어와 게임,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각자도생하던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최근엔 사업을 구분하지 않고 인공지능(AI), 할리우드, 음식배달, 핀테크, 유전체 연구, 음성인식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두 기업은 막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여러 분야의 신생기업을 먹어치우면서 시장 독점력을 강화, 중국 스타트업계의 적자생존 환경을 교란시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온라인 사업만으로 시장지배적 지위를 유지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라 온·오프라인 연계에 관련된 업체들 사냥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jjack3@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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