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출범 앞둔 바른미래당, 불안한 의석수-중도 가치..시험대 올라

김학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2 15:34

수정 2018.02.12 16:01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추진위원회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가 1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바른미래당 추진위원회 국회의원 합동 연석회의에서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신당, 바른미래당이 13일 출범한다. 30석의 규모로 캐스팅보트 시험대에 오르겠지만 보수와 진보의 가치 충돌로 내부 진통 또한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이다.

통합신당 출범 직전인 12일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의원들의 첫 상견례 자리에 모인 의원들이 20명 이상 수준에 그치면서 통합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했다.

국민의당에서 합류하는 의원 21명 중 실질적인 통합 찬성파는 15~16명 수준이란 점에서 바른미래당이 원내에서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은 20석 중반에 불과하다.


결국 바른미래당이 향후 국회에서 주요 현안에 어떠한 역할을 해내며 존재감을 드러내느냐에 따라 이전 국민의당 규모로 성장할지, 후기 바른정당 규모로 위축될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첫 상견례 20명 이상 모여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바른정당 합동 연석회의에는 안철수, 유승민 양당 대표를 비롯해 참석한 의원들은 20명을 갓 넘긴 수준이었다.

국민의당에선 통합에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은 김성식, 박선숙 의원 등이 불참했다. 통합 반대파지만 비례대표인 터라 탈당하지 못한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의원도 불참했다.

일단 양당 대표는 양보와 헌신을 강조하며 화합을 당부했다.

연석회의에서 안철수 대표는 "동서화합을 이뤄내면서 역사의 한획을 그었지만 이념과 진영, 지역 논리 극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유승민 대표도 "죽음의 계곡에서 국민의당 동지들 만났다. 꼭 살아 건너서 바른미래당이 더 큰 사랑을 받도록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다짐했다.

통합 이후 지방선거에서의 역할 교통정리가 가시화되는 가운데 박주선·유승민 공동대표 아래 안철수 대표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안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지방선거 출마 여부와 관련, "새 지도부가 출범하고 나면 이제 저도 거취를 고민해보겠다"며 출마 가능성을 접지 않았다.

이같은 지방선거 전략 외에도 향후 국회에서의 역할도 주요 부담이다. 규모는 30석이지만, 실질적으로 가동될 의석 규모는 현재로선 24~25석 정도라는 점에서 캐스팅보트로서 원내 1, 2당을 대체할 무언가를 보여주기가 부족할 수 있다.

안 대표와 유 대표 모두 의석 수 보다 중도 가치를 내세워 국민들의 마음을 얻겠다고 강조했으나, 현실적으로 한계 또한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다.

■양당, 가치 놓고 충돌
실제 노선을 놓고 양당간 입장차가 드러나면서 창당 초기부터 진통을 보였다.

바른미래당의 당헌·당규, 정강·정책을 놓고 바른정당은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중도의 결합'이란 표현을 주장하지만 국민의당은 '합리적 중도'가 아닌 '합리적 진보'를 요구했다.

통합과정에서 정강정책·당헌당규 협상을 담당한 바른정당 지상욱 정책위의장은 당 최고위원 국회의원 연석회의에서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창당되는 정치적 신뢰성의 훼손 때문이다.
양당 대표가 국민 앞에서 합의한 내용을 상황이 달라졌다고 해서 쉽게 뒤집으면 바른미래당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은 어떻겠나"라고 비판했다.

지 정책위의장은 한때 협상 결렬 가능성까지 언급하면서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강조했다.


유 대표의 중재로 다소 봉합되는 듯 했으나 출범 전까지 양당간 기싸움이 만만치 않음이 드러나면서 통합 이후 갈등이 언제든 표면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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