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밀양 세종병원 화재 참사] 5층짜리 병원 건물에 스프링클러도 없었다

오성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6 17:19

수정 2018.01.26 20:33

소방법상 의무설치 대상 아냐.. 중증환자 많아 인명피해 커
오후 3시 현재 37명 사망
화마가 휩쓸고 간 밀양 세종병원 26일 오전 7시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행안부와 소방청, 경찰청,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6개 부처 30여명으로 구성된 '범정부 현장대응 지원단'을 세종병원 화재 수습현장에 파견했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잔불을 확인하며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마가 휩쓸고 간 밀양 세종병원 26일 오전 7시30분께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행안부와 소방청, 경찰청,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6개 부처 30여명으로 구성된 '범정부 현장대응 지원단'을 세종병원 화재 수습현장에 파견했다. 화재 현장에서 소방대원이 잔불을 확인하며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밀양(경남)=오성택 기자】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제천 화재참사 발생 한달여 만에 또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26일 오전 7시30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오후 6시 현재 37명이 사망하고 14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10명은 고령에다 의식불명 상태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병원 1층 응급실 쪽에서 처음 시작된 불은 중앙계단을 타고 급속하게 건물 전체로 확산됐다. 당시 병원에는 본관인 세종병원 83명, 요양병원 94명 등 총 177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으며, 의사를 비롯한 9명의 의료진이 당직근무 중이었다. 의사 1명과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등 3명의 의료진도 이번 화재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94명은 구조대원들의 신속한 구조로 모두 병원 밖으로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병원은 소방법상 스프링클러를 설치하지 않아도 되는 시설이며, 요양병원은 오는 6월 30일까지 소급 소방법에 따라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는 시설로 드러났다.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브리핑을 통해 "환자 한 사람 한 사람 모두 구조하지 못해 매우 송구스럽다"며 머리를 숙였다.

최 서장은 "5층짜리 의료시설로 지어진 해당 건물의 스프링클러 의무설치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화재 발생 직후 경보음이 울렸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종병원에서 최초 화재신고가 접수된 것은 26일 오전 7시32분이며, 오전 7시35분 화재접수 3분 만에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한 뒤 오전 7시37분 대응 1단계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전 7시39분 현장에 도착해 지휘권을 발휘하고 대응 2단계를 발급했다"고 강조했다. 불은 오전 10시26분 완전히 꺼졌다.
최 서장은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해 진입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헬멧을 착용한 구조대원이 진입을 하지 못할 정도로 화염이 강하고 연기가 자욱해 접근하기 어려웠다"며 "화염이 병원 중앙계단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기 때문에 병원건물 양쪽을 통해 구조활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2층에서 복식사다리를 통해 많은 인명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사망자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요양병원이다 보니 중증환자 및 호흡장애 환자 등 스스로 거동하지 못하는 환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사망자 대부분은 질식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금까지 화상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