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종합)「밀양 세종병원 화재사고」 스프링클러 설치 안돼 인명피해 더 키워

오성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6 16:22

수정 2018.01.26 16:22

27명 사망, 113명 중경상, 중상자 대부분 고령에다 의식 없어 사망자 더 늘어날 듯
26일 오전 7시30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후 3시 현재 37명이 사망하고 113명이 부상을 당하는 인명피해가 났다.
26일 오전 7시30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해 오후 3시 현재 37명이 사망하고 113명이 부상을 당하는 인명피해가 났다.

【밀양=오성택 기자】 29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제천 화재참사 발생 한달여만에 또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26일 오전 7시30분쯤 경남 밀양시 가곡동 세종병원 1층 응급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오후 3시 현재 37명이 사망하고 113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상자 중 10명은 고령에다 의식불명 상태라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병원 1층 응급실에서 처음 시작된 불은 중앙계단을 타고 급속하게 건물 전체로 확산됐다. 당시 병원에는 본관인 세종병원 83명, 요양병원 94명 등 총 177명의 환자가 입원해 있었으며, 의사를 비롯한 9명의 의료진이 당직 근무 중이었다. 의사 1명과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등 3명의 의료진도 이번 화재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다행히 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던 94명은 구조대원들의 신속한 구조로 모두 병원 밖으로 무사히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난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아 피해를 더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세종병원은 소방법상 규모가 스프링클러를 설치 하지 않아도 되는 시설이며, 요양병원은 오는 6월 30일까지 소급 소방법에 따라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는 시설로 드러났다.

세종병원 화재사고를 조사하고 있는 최만우 밀양소방서장은 브리핑을 통해 “환자 한사람 한사람 모두 구조하지 못해 매우 송구스럽다"며 머리를 숙였다.

최 서장은 “5층짜리 의료시설로 지어진 해당 건물의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 여부 등을 살펴보고 있다”며 “화재 발생 직후 경보음이 울렸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세종병원에서 최초 화재신고가 접수된 것은 26일 오전 7시32분이며, 오전 7시35분 화재접수 3분 만에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한 뒤, 오전 7시37분 대응 1단계를 발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7시39분 현장에 도착해 지휘권을 발휘하고 대응2단계를 발급했다"고 강조했다. 불은 오전 10시26분 완전히 꺼졌다.

최 서장은 "구조대가 현장에 도착해 진입을 시도하려고 했으나, 헬멧을 착용한 구조대원이 진입을 하지 못할 정도로 화염이 강하고 연기가 자욱해 접근하기 어려웠다"며 "화염이 병원 중앙계단을 통해 빠르게 확산했기 때문에 병원건물 양쪽을 통해 구조 활동을 전개하기로 하고 2층에서 복식사다리를 통해 많은 인명을 구조했다"고 설명했다.

구조대는 병원 1층 응급실 엘리베이터에서 6명을 구조하고 2층 중환자실에서 15명을 구조했다.

사망자가 예상보다 많이 늘어난 것과 관련해서는 "병원 자체가 요양병원이다 보니 중증환자 및 호흡장애 환자 등 스스로 거동하지 못하는 환자가 많아 사망자가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사망자 대부분은 질식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금까지 화상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한편 세종병원은 지난 2004년과 2008년 각각 세종병원과 요양병원을 차례로 허가받아 운영 중이며, 일반 환자를 진료하면서 장기요양이 필요한 입원환자까지 수용해 치료하는 전문병원이다.


일반 95병상, 요양 98병상 등 총 193병상을 갖춘 중견병원으로, 의사와 간호사, 간호조무사 등 118명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st@fnnews.com 오성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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