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외국인 불법체류, 현장에서 어떤 일이](2-1)마사지 대신 성매매로 1개월 600만원

김규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22 15:40

수정 2018.01.22 15:40

경기 안산의 한 마사지업소가 빨갛게 조명을 해놓고 손님들에게 간접적으로 성매매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마사지업소에는 젊은 동남아 여성들이 상주하고 있다. 사진=최용준 기자
경기 안산의 한 마사지업소가 빨갛게 조명을 해놓고 손님들에게 간접적으로 성매매를 한다는 사실을 암시하고 있다. 마사지업소에는 젊은 동남아 여성들이 상주하고 있다. 사진=최용준 기자

불법체류 외국인 여성들은 국내 마사지 업소에 취업해 매달 500만~600만원을 버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사지를 배워본 적 없는 이들이 한국에서 마사지 전문가로 둔갑하기 일쑤다.
일부 업소는 젊은 여성들이 커튼이 쳐진 작은 방에서 버젓이 손님들과 유사 성행위를 한다.

경기 안산의 안산문화광장 인근에서는 수십개의 태국마사지 업소가 성행한다. 커피숍, 편의점보다 눈에 띄게 많은 것이 태국마사지 업소다. 한 건물에서 마사지 업소 2곳이 나란히 영업하기도 한다. 네온사인으로 화려한 간판에 적힌 업소 이름은 달랐지만 업주들은 ‘태국 여성의 정통 마사지를 느껴보라’고 강조했다.

■여성은 돈 벌고 업소는 손님 끌기 위해...

현장 취재를 위해 찾은 5층 건물의 한 태국 마사지 업소에서 태국인 B씨(37·여)를 만날 수 있었다. 6개월째 한국에서 마사지를 한다는 그는 1평(3.3㎡) 남짓한 마사지 방에 들어가 리모컨으로 조명을 어둡게 바꾸며 얼굴을 가렸다. 그는 ‘태국에 두 딸이 있다. 학교에 다니는 17살, 15살’이라고 표현하기 위해 “스쿨(school), 원(one), 세븐(seven)”이라는 말과 함께 손가락을 폈다. 이어 영어와 우리말을 섞어가며 “남편과 이혼한 뒤 고향에 있는 두 딸과 부모에게 생활비를 보내기 위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그는 30일 동안 쉬지 않고 매일 8시간씩 일하고 받는 돈이 150만원 남짓이라고 전했다. 마사지비용 4만원에서 10%는 수당으로 챙긴다. 지난해 태국 1인당 국민소득이 약 5800달러(한화 618만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태국인 평균 월급의 4배 벌이인 셈이다.

대화 도중에 업주는 계속해서 호출 벨을 눌렀다. 손님들이 왔다는 신호다. 그러면 B씨 같은 마사지 여성들이 업소 인근에 마련된 숙소에서 뛰쳐나왔다. 하나 둘씩 손님을 맞아 작은 방으로 데려갔다.

업소 안에는 10m 길이의 복도 양 옆으로 마사지 방 10여곳이 나란히 배치됐다. 마사지 방에는 황금색 커튼이 있어 안을 들여다 볼 수 없는 구조였다. B씨는 “방에서 보통 1시간 30분씩 하루 평균 5명을 마사지 한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남성들이 여성 마사지사에게 유사성행위를 요구하거나 성관계를 위해 업소를 찾는다고 했다.

이곳 업주는 “유흥주점 인근에 분포해 있는 업소에 취객들이 찾아와 외국인 여성들에게 유사성행위를 강요한다”며 “여성들도 단골이거나 돈을 벌기 위해 합의해서 (성행위를) 한다”고 귀띔했다. 그는 “40개 이상 마사지업소 가운데 3곳 빼고는 모두 퇴폐업소”라고 설명했다.

한 전직 브로커가 자신의 친구라며 소개한 동남아 여성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그는 동남아 여성들이 마사지 업소에 취업, 매달 500만~600만원을 번다고 전했다.
한 전직 브로커가 자신의 친구라며 소개한 동남아 여성이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사진. 그는 동남아 여성들이 마사지 업소에 취업, 매달 500만~600만원을 번다고 전했다.
외국인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유사 성행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1회당 약 5만~7만원을 받고 성매매를 한다. 마사지만 하는 것보다 수입이 3배까지 늘 수 있기 때문이다. 본국의 일반인 1년 평균 연봉에 달하는 돈이다. 처음 성매매에 거부감을 갖던 여성들도 동료들이 월급 500만원을 받는 걸 보고 점차 마음을 바꾼다는 전언이다.

■불법체류 적발 피해 거주지, 업소 수시 변경
업주들은 암묵적으로 이를 허용하면서 일부는 마사지 여성들에게 성매매 대금의 일정액을 요구하기도 한다. 한 업주는 "성매매대금은 모두 여성들 몫"이라며 “성매매사실을 업주가 알아도 여성들이 응해야 손님이 많아지고 단속에 걸려도 발뺌할 수 있기 때문에 눈감아 준다”고 말했다.

마사지 여성들은 경찰 적발을 피하기 위해 바깥 출입은 자제한다. 대신 페이스북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에 있는 지인이나 고향 가족들과 소통한다. 이들은 거주 지역과 업소를 수시로 바꿔가며 한국에서 버는 돈 대부분을 고향 가족에게 송금한다고 한다.
불법체류 신분이어도 은행에서 돈을 보내는 데는 영향이 없기 때문이다.

한 전직 브로커는 “돈을 벌면 가족이 있는 고향으로 대부분 보낸다.
외화반출이라 생각해도 막을 방법은 없다”며 “3~5년 정도 돈을 벌고 불법체류자 자진신고를 통해 떠난다”고 말했다.

integrity@fnnews.com 김규태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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