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취임 1년] 동맹 놓친 美, 그 틈 노리는 中… 新국제관계 나올 듯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8 17:40

수정 2018.01.18 17:40

'G2' 파워게임 시작.. 트럼프 TPP 탈퇴로 美 주도 국제 질서에 공백
시진핑, 공평.협력 내세워 새로운 방향성 제시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글로벌 패권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파워게임이 올해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초 취임 당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기치로 내걸고 지난 1년간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해왔다. 이에 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중국 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 업무보고에서 글로벌 권력지형의 새로운 이정표인 '신형국제관계'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을 내걸었다. 글로벌 양대 강국의 최고지도자들이 지난해 국제패권을 주도할 이정표를 제시하며 기싸움을 벌였다면 올해에는 본게임에 돌입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우선,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노선에 대한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린다. 미국 중심주의를 내세우면서 기존 미국 행정부가 쌓아온 국제관계 패권구도에서 뒤쳐지고 있는 데다 기존의 동맹마저 적으로 만드는 패착을 거듭하고 있다는 혹평이 잇따른다.
반면 미국 이익을 최우선시하면서 경제성장을 도모하는 자체를 분명한 노선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주목할 점은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 가운데 상당부분이 중국의 글로벌 행보와 충돌하거나 대비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공식업무 첫날인 1월 23일 즉각 폐기한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이다. TPP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태평양 연안의 광범위한 지역을 하나의 자유무역지대로 묶어 역내에서 중국을 견제하려던 전략적 포석 카드였다. 그러나 오바마 지우기에 급급한 트럼프 대통령가 TPP를 탈퇴한 가운데 중국은 자국 주도의 메가 자유무역협정을 도모해 경제패권을 노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점도 국제사회의 우려를 샀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선언에 맞서 중국은 유럽연합(EU)과 손잡고 협정 준수를 다짐하는 등 국제 위상을 다지는 계기로 활용했다.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에 대해 "국제사회의 공동 관심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엇박자를 냈다"며 "결국 동맹국을 내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한 반발 작용으로 시진핑 주석의 신형 국제관계 행보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시 주석은 지난해 19차 당대회 업무보고에서 상호 존중과 공평.정의, 협력, 상생을 신형 국제 관계의 밑그림으로 제시했다. 이는 중국의 글로벌 외교기조에 커다란 변화가 일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덩샤오핑 때부터 '도광양회(조용히 때를 기다리며 힘을 키운다)' 외교정책이 미덕으로 작용해왔다. 이어 1990년대와 2000년대 초반 '유소작위(해야 할 일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뤄낸다)' 정책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지난 19차 당대회를 계기로 도광양회와 유소작위의 기조를 벗어나 '분발유위(분발해 성과를 이뤄낸다)'라는 공세적 기조로 전환했다는 분석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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