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일반경제

[한은, 2년연속 3%대 성장 전망] ‘3% 성장’ 떠받칠 3대 포인트, 최저임금.평창특수·사드해빙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18 17:26

수정 2018.01.18 21:52

민간소비가 성장률 견인..최저임금 인상으로 소득증대
남북대화도 소비심리에 도움..다만, 건설.설비투자는 ‘급랭’
기준금리 당분간 ‘정중동’..물가전망은 되레 0.1%P 내려
하반기 유가인상땐 상승압력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18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2018년 첫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한국은행이 2년 연속 우리나라의 3%대 성장률을 전망한 것은 세계경기 회복세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소득 증대,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 등의 효과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대북리스크 등 대외불확실성 완화로 소비심리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도 가미됐다.

다만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오히려 하향됐다.
당분간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2년 연속 3%대 성장률 전망

한은은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2018년 경제전망'을 발표하고, 올해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0%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발표한 종전 전망치(2.9%)를 0.1%포인트 상향한 수치다. 상반기 3.2%, 하반기 2.8%의 '상고하저' 흐름을 예상했다. 한은은 지난해 성장률은 3.1%로, 내년은 2.9%로 추정했다.

한은 전망대로라면 지난 2010년(6.5%)∼2011년(3.7%)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3%대 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이다.

올해 세계교역 신장세에 힘입어 수출 호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기 때문이다. 한은은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3.6%)보다 높은 3.7%로 제시했다.

특히 민간소비 회복세가 경기 회복세를 뒷받침할 것으로 봤다. 올해 한은의 민간소비 성장률 전망치는 2.7%로, 지난해(2.5%)보다 0.2%포인트 상향됐다.

무엇보다 관광분야의 반등을 전망했다. 오는 2월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 특수로 관광수입이 증가하면서 1.4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을 0.1%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동계올림픽 참가 등으로 인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는 소비심리 회복의 긍정적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의 사드보복 완화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됐다. 지난해 우리나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400만명 수준으로 예년의 반토막에 그쳤다. 한은은 중국인 관광객 급감으로 우리나라의 실질GDP에 52억달러(5조원)가량 손실이 생긴 것으로 추정했다. 이로 인해 지난해 성장률을 0.3~0.4%포인트 끌어내리는 효과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한은은 올해 중국인 관광객이 600만명 수준으로 회복된다는 것을 전제로 성장률을 추정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예상대로 증가한다면 0.2%포인트의 성장률 상향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은 장민 조사국장은 "중국과의 관계가 더 빠른 속도로 개선돼 중국인 관광객이 800만명 수준까지 회복될 경우 보다 큰 성장의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올해 사상 최대폭(16.4%)의 최저임금 인상도 소비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사업주들이 인원감축을 하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0%대 초·중반의 명목임금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장 국장은 "정부의 일자리안정자금 지원대상인 30인 미만 기업에 고용된 최저임금 근로자들이 전체 80% 이상"이라면서 "최저임금 인상 대상자들이 증가하는 것을 감안할 때 지난해보다 소비가 더 좋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지난해보다 둔화될 것으로 예측했다. 정보기술(IT) 부문 투자 급증의 기저효과로 설비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14.3%에서 올해 2.5%로 대폭 감소할 것으로 봤고, 같은 기간 건설투자 역시 7.2%에서 -0.2%로 역성장을 점쳤다.

■물가전망은 하락…금리동결 이어질듯

올해 물가상승률은 지난해(1.8%)보다 하향한 1.7%로 전망했다. 한은의 물가목표 안정치(2.0%)를 하회하는 수치다.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인플레이션 전망치도 종전 1.9%에서 1.8%로 낮췄다.

공급 측면에서 지난해 급등했던 농축수산물 가격 기저효과가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수요 측면에서도 아직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최저임금 인상은 물가에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하반기에는 국제유가 상승 효과로 물가가 점차 상승압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한은이 전제한 평균 원유도입단가는 배럴당 59달러로, 지난해(54달러)보다 높다. 내년에는 수요 측면 요인이 점차 해소되면서 물가가 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금통위의 가계부채 급증세에 대한 우려도 다소 완화된 모습이었다. 실제 이번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예년에 비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는 문구가 빠졌다.
한은의 금리인상 결정에 도화선이 된 금융불균형이 다소 잦아들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올해 국내 물가지표가 횡보세를 이어가고, 가계부채 부담도 완화되면서 당분간 한은의 금리동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 공동락 연구원은 "한은이 성장률은 상향한 데 반해 물가 전망치는 종전보다 낮췄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진행 중인 기준금리 정상화 일정은 매우 점진적으로 진행될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