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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컬처] 피아니스트 조성진, 콩쿠르 우승자에서 '조성진의 음악'으로 첫발

조윤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1.04 16:19

수정 2018.01.04 16:19

전국투어 리사이틀… 7일 부산, 10.11일 서울, 13일 전주, 14일 대전
평소 각별한 애정 드러냈던 베토벤 그리고 드뷔시, 마무리는 역시 쇼팽
공식무대에서 처음 연주하는 쇼팽 피아노 소나타 3번 등 레퍼토리 풍성
[yes+ 컬처] 피아니스트 조성진, 콩쿠르 우승자에서 '조성진의 음악'으로 첫발

피아니스트 조성진(24)이 콩쿠르 우승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짜 예술가의 길에 나선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은 오는 7일 부산을 시작으로 첫 전국 투어를 갖는다. 2015년 쇼팽 콩쿠르 이후 서울과 통영, 대구에서 공연을 가진 적은 있지만, 전국 주요 도시에서 동시에 공연을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연은 7일 부산을 시작으로 10일부터 이틀간 서울 예술의전당, 13일 전주, 14일 대전으로 이어진다.

조성진은 4일 서울 예술의전당 IBK홀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쇼팽 콩쿠르 우승자로 많이 알려졌지만 그것만으로 기억되는 것은 경계한다. 언젠가는 그 타이틀에서 벗어나 '조성진의 음악'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리사이틀은 어쩌면 그 첫발을 떼는 것일 수 있다. 그는 "쇼팽 콩쿠르 이전부터 다른 프로그램을 연주했지만 현재 더 많은 시도를 하고 있다. 이번 리사이틀도 그렇고. 앞으로 수십년의 연주를 쇼팽만 치기에는 아깝지 않나. 세상에는 좋은 곡들이 많으니까 말이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2015년 쇼팽 콩쿠르로 이름을 널리 알렸지만 그는 그 이전부터 주목받는 피아니스트였다. 2005년 그의 나이 열한살 때 첫 독주회를 가졌고, 2009년 5월에는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할 정도로 천재성을 보였다. 2009년 제7회 하마마쓰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하고, 2011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와 2014년 루빈스타인 국제 콩쿠르에서 3위 오른 바 있다. 물론 콩쿠르 우승으로 그의 이름이 한층 빛나기 시작한 것도 사실이다. 쇼팽 콩쿠르 이후 전 세계 클래식계의 쏟아지는 관심 속에 세계적인 음반 레이블 DG와의 전속계약, 연간 80~90회 공연, 국내외 10만장이 판매된 쇼팽 콩쿠르 실황 앨범, 수십 초 만에 매진되는 공연까지. 클래식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막강한 팬덤을 형성했다.

그가 첫 국내 리사이틀 프로그램으로 선택한 곡은 쇼팽을 비롯해 베토벤과 드뷔시. 그는 평소 베토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왔는데, 이번 리사이틀에도 베토벤 초기와 후기 작품인 소나타 8번과 30번을 나란히 배치했다. 2부는 드뷔시다. 지난해 11월 17일 발매한 그의 새 앨범 '드뷔시' 수록곡 중 영상 2집을 선택했다. 드뷔시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조성진은 "파리에서 배우고 느낀 것을 잘 담아낼 수 있는 곡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공연의 마무리는 물론 쇼팽이다. 피아노 소나타 3번은 지금까지 공식 무대에서 연주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의 '쇼팽'이지만 새롭게 느껴질 수 있다.

그는 항상 '귀한 연주'를 하고 싶다는 말을 되뇌어왔다. 그에게 '귀한 연주'란 관객들의 기억에 남는 연주다. "관객들의 기억에 남고,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주가 좋은 연주라고 생각한다. 200석 규모의 작은 무대든 뉴욕 카네기홀이든 똑같은 자세로 연주한다. 연주 여행으로 힘들어도 무대에 오르면 괜찮아진다. 다양한 사람들이 객석에 존재하기 때문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그는 말했다.

올해 연주 일정도 빽빽하다. 그 중에서도 국내 일정이 여럿인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도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한국에서 더 많은 연주를 하게 돼 기쁘다.
태어난 곳이자 익숙하기 때문에 한국에서 연주를 하는 것이 가장 떨리지만, 관객들에게서 오히려 많은 에너지를 받고 가는 곳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올초 리사이틀 외에도 오는 9월 예술의전당에서 바이올린의 거장 정경화과 듀오 콘서트를 갖는다.
11월과 12월에는 각각 산타체칠리아 오케스트라와의 협연과 도이치그라모폰 120주년 기념 갈라 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yjjoe@fnnews.com 조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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