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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관칼럼] 방탄소년단과 특허 한류

김원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31 16:16

수정 2017.12.31 16:16

[차관칼럼] 방탄소년단과 특허 한류

잘 모르던 우리나라 가수나 드라마였는데 오히려 외국에서 얻은 열광적 반응이 뉴스에 소개돼 필자가 알게 되는 경우가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최근 한류의 대표주자로 뉴스에서도 자주 언급되는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을 알게 된 것도 마찬가지다. 방탄소년단은 우리나라 가수로는 처음으로 빌보드 시상식에서 '소셜 미디어 아티스트상'을 수상했고, 지난달에는 아메리카뮤직어워드(AMA)에 초대받아 전 세계 시청자에게 멋진 무대를 선보였다고 한다.

1997년 국내 드라마가 중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얻으면서 시작된 한류는 그동안 음악, 애니메이션, 게임을 포함한 문화 전반으로 확대됐다. 그리고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권에서만 주목받던 한류가 이제는 전 세계의 관심을 받는 문화가 됐다.

대중문화만이 아니다.
특허분야에도 전 세계 특허청이 주목하는 특허행정 한류가 있다. 특허행정 한류의 시작은 특허청 기본업무인 특허심사에서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 특허심사서비스의 품질을 믿기에 이를 사용하는 외국 기관과 기업이 늘고 있다. 미국, 호주, 싱가포르 등 16개국에서 국제특허출원에 대한 조사기관으로 우리 특허청을 이용하고 있다. 인텔, 휴렛팩커드(HP) 등이 주요 이용고객이다. 나아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은 2014년부터 자국 특허출원에 대한 심사를 우리나라에 맡기기까지 했다.

우리의 특허정보시스템도 각국의 러브콜을 받고 있다. 개발도상국에 대한 정보화 컨설팅 사업을 토대로 말레이시아, 필리핀, 이집트 등 30여개국에 국제특허 접수시스템을 보급했으며 2016년에는 UAE에 특허행정을 위한 정보시스템을 450만달러에 수출했다. 또한 우수상품에 대한 브랜드 개발이나 특허기술을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주는 사업 등을 통해 우리나라의 행정역량을 개도국과 나누고도 있다.

중소기획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세계에서 주목받는 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과 미국.유럽.일본이라는 전통적 특허강국 속에서 앞서가는 특허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는 우리 특허청. 필자는 둘 사이의 공통점이 구성원의 능력과 남보다 한발 앞선 정보기술(IT) 역량이라고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이 화려한 노래와 안무 실력은 물론 멤버 대부분이 작사.작곡이 가능하다는 차별화된 역량을 보유하고 있듯이, 특허청 심사관은 3분의 1 이상이 박사학위를 소지하고 있고 매년 신기술 교육을 통해 다른 특허청이 부러워할 만한 기술분석 수준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방탄소년단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다양하게 활용해 전 세계 팬을 단기간에 확보했다면 특허청은 1999년 처음으로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출원시스템을 구축해 정보화 분야의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오늘의 성공이 내일의 영광을 담보할 수 없는 급격한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한류도 마찬가지겠지만 특허한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장점은 살리면서 미래의 변화를 예측, 선제적으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특허청은 지난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재산 정책방향'을 수립했다. 이번 정책방향에는 미래를 대비한 심사품질 대책과 지능형 정보화시스템 구축 계획이 포함돼 있다.
현장 중심의 기술교육을 강화하고 심사인력을 증원해 심사품질을 지속적으로 높여가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향후 정보화시스템을 이끌어갈 기술을 반영해 특허행정 한류의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성윤모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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