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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이 전시] 여의도 SeMA 벙커 '비전 온 비전-르메트르 비디오 콜렉션'展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28 20:42

수정 2017.12.28 20:42

낯설지만 묵직한… 비디오아트.실험영화를 맛볼 기회
佛 콜렉터 소장작품 11점 소개
클레망 코지토르 '우아한 인도의 나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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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푸동 '거기 뒷마당, 해가 뜨고 있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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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이었던 미술이 움직임을 보이고 관객에게 적극적으로 말을 걸기 시작한 것은 채 100년이 되지 않는다. 1930년대 들어서 움직이는 조각인 모빌이 등장했고 비디오아트가 성행한 것도 1970년대 이후의 일이다. 비디오 작품의 가치에 대해 지금은 어느 누구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지만 원본 작품 외에 복제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개인 콜렉터들은 소장하기를 주저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프랑스의 개인 콜렉터인 르메트르 부부의 실험적인 콜렉션은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볼 수 있다.

파리에 살고 있는 르메트르 부부는 국제적 아트 콜렉터 DB인 래리스 리스트(The Larry's List)에 전세계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비디오와 뉴미디어 작품을 소장한 콜렉터로 소개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하루에도 서너번씩 영화를 관람할 정도로 영화를 좋아했는데 1996년 어느날, 런던 갤러리에서 작가 질리안 웨어링의 비디오 작품을 보고 현대미술에 대한 관심과 영화에 대한 자신들의 열정을 결합시킬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때부터 비디오 작품을 수집하기 시작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이 여의도 SeMA 벙커 두번째 기획전으로 진행중인 '비전 온 비전(Vision on Vision)-르메트르 비디오 콜렉션'전은 주로 1990년대 중반 이후의 싱글채널 비디오와 실험영화를 수집해온 르메트르 부부의 콜렉션 중 주요 작품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다. 르메트르 부부는 비디오 조각으로서의 물적, 매체적 특성의 비디오에서 내러티브 위주의 싱글채널 비디오로 옮겨가던 90년대에 일반적으로 개인 소장이 기피되던 싱글채널 비디오 작품을 수집하는 실험성을 보여왔다.
총 150여개 이상의 비디오 아트와 10개의 영화로 이뤄진 르메트르 콜렉션에는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다양한 이미지들을 다루는 35개국 예술가들의 영화, 다큐멘터리, 시각예술 작품이 소장돼 있다.

이번 전시에는 그중 11점의 작품을 선별해 관객들에게 소개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캐서린 설리반, 케렌 시터, 비아트리스 깁슨, 클레망 코지토르 등의 작품을 통해 마이너리티적 몸과 시선, 언어의 정치를 이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퍼포먼스적 특성이 강한 비디오 작품들 또한 만날 수 있다. 전시는 다음달 21일까지.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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