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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시장 수급 균형땐 내년말에도 감산 종료"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1 17:42

수정 2017.12.11 17:42

OPEC, 감산 출구전략 논의
"러, 감산 조기종식 강력희망" 쿠웨이트 석유장관이 밝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의 석유생산 제한이 이르면 내년 후반에 멈출 수 있다고 쿠웨이트 석유장관이 밝혔다. 내년 6월 회의에서 시장 수급 균형이 달성됐다고 판단되면 2018년 말까지로 정한 감산연장 시한보다 앞당겨서 출구전략 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아졌다.

적어도 내년말 이후로는 유가가 폭락하지 않는 이상 감산연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은 10일(현지시간) 이삼 알마주크 쿠웨이트 석유장관(사진)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감산 조기 종식을 강력히 희망하고 있다면서 감산이 2019년 이전에 끝날 수 있다고 보도했다.

OPEC 14개국과 러시아 등 비 OPEC 산유국 10개국은 지난달 말 석유장관 회의에서 당초 내년 6월말까지였던 감산을 내년 말까지로 6개월 연장키로 결정한 바 있다. 석유시장의 과잉 공급을 덜어내 시장의 수급을 다시 균형점으로 되돌려 놓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었다.


알마주크 쿠웨이트 석유장관은 이날 아랍석유수출국기구(OAPEC) 회의가 열린 쿠웨이트시티에서 블룸버그에 내년 6월까지 시장 수급이 재균형에 도달하면 2019년 이전에 감산을 끝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러시아가 가능한 빨리 감산을 종식하기를 원하고 있다면서 내년 6월 회의에서 출구전략이 논의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마주크 장관은 "아직 1년이 남아있지만 시장이 (내년) 6월까지 재균형을 이루면 2019년 이전에 감산합의를 끝낼 가능성이 있다"면서 "(시장 재균형을 전제로) 가능한 빨리 (감산)합의에서 빠져나오자는 러시아측의 압력이 있다"고 밝혔다.

2019년 이전 감산 종식은 2018년말까지인 기존 감산정책과 말만 다른 것일 수 있고 예정대로 2018년말에 끝나는 것일 수 있지만 그 이전에 감산이 종식될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또 산유국 내부 기류가 적어도 내년말 이후 감산 추가연장에 부정적라는 점을 시사하는 발언이기도 하다.

이날 OAPEC에 참석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수하일 알마즈루에이 석유장관은 출구전략 논의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성급한 면이 있다면서도 내년 6월 회의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하겠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든 각료회의가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유가는 연초 이후 상승세를 타다 6월에 저점을 찍은 뒤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고, OPEC과 러시아가 감산에 합의한 뒤 1주일은 약세를 보였지만 이후 중국의 수입이 증가하며 탄탄한 디딤돌이 마련됐다.

산유국이기도 한 중국의 외국산 석유 수입이 사상최고치에 육박할 정도로 증가하면서 유가가 뛰고 있다. 그렇다고 큰 폭의 유가상승이 예상되지는 않는다.

미국 셰일석유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주 미 에너지부 산하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 석유생산은 7주연속 증가해 하루 971만배럴을 기록했다.
1983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최고 수준이다.

알마주크 장관도 내년말이면 석유시장 수급이 완전한 균형에 이를 것이라면서 유가는 현 수준에서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자바 알루아이비 이라크 석유장관도 6월 OPEC이 회의에서 감산과 관련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를 예측하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너무 이르다'고 밝혔다.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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