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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라지는 국민의당 ‘분당 시계’.. 安 오직 통합, 호남계 반발 커져

이태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1 17:39

수정 2017.12.11 17:39

전북 최고위서 또 욕설.고성
국민의당의 분당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바른정당과의 중도통합론으로 촉발된 당 내분이 봉합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안철수 대표는 자신의 통합론에 반대하는 호남을 직접 찾아 통합 의지를 거듭 드러내며 '직구'로 승부수를 던졌다. 그러나 최고조에 이른 당내 갈등상황을 거듭 확인하는 결과만 가져왔다는 평가다. 여기에 호남중진 의원들의 반발이 더욱 커지면서 사실상 분당수순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안 대표는 2박3일 호남일정 마지막 날인 11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외연확대 방법을 지금 꼭 찾아야 하는 상황"이라며 다시 한 번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바른정당에 대한 오해를 직접 풀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이 영남당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지만 사실 수도권 지역구 의원이 7명인 '수도권 정당'"이라며 "또, 바른정당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고, 반(反) 자유한국당 노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처럼 통합반대 여론이 강한 호남일정을 소화하며 물러섬 없는 강경한 통합 의지를 보였다.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간 모임인 국민통합포럼도 오는 14일 광주에서 세미나를 갖고 안 대표의 통합론 정면승부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호남여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오히려 갈라진 당내 분위기를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전날 '제1회 김대중 마라톤대회'에서 안 대표 지지자가 박지원 전 대표를 향해 계란을 던지는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이날 전북에서 진행된 최고위원회의에서도 또다시 욕설과 고성이 오갔다.

당내 호남 중진의원들도 안 대표의 '마이웨이'식 통합 강행을 더 이상 지켜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박지원 전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정체성과 가치관을 버리면서까지 통합을 할 수 없고, 당내 3분의 2 의원들이 반대를 하고 있다"며 "제2당이 되기 위해서 바른정당과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선거에서 2등은 당선도 못 된다"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안 대표가) 통합의 통자도 꺼내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친안계로 꼽히는 박주원 국민의당 최고위원의 'DJ비자금 제보의혹'과 관련한 진실공방이 격화 되면서 당내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핵심 당사자인 주성영 전 의원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박 최고위원의 해명은 거짓이다'고 밝혔다. 주 전 의원은 "박 최고위원이 여러 차례 나한테 전화를 걸어와 자기 진술에 맞춰 이야기를 해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했다"고 털어놨다.
박 최고위원이 지난 해명 기자회견에서 "주 전 의원도 나에게 '어처구니가 없다'고 하더라"고 말한 것과는 반대되는 이야기다.

golee@fnnews.com 이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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