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북핵, 6자회담·UN 통해 해결해야" 파월 전 美 국무장관 등 강조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1 17:36

수정 2017.12.11 17:36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청사에서 '핵 없는 한반도: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실행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7 외교안보연구소(IFANS) 국제문제회의에서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이 11일 오전 서울 서초구 국립외교원 청사에서 '핵 없는 한반도: 문재인 정부의 전략과 실행방안'을 주제로 열린 2017 외교안보연구소(IFANS) 국제문제회의에서 입장하고 있다. 왼쪽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연합뉴스

북한과 협상 전면에 나섰던 전직 미국 장차관들은 '힘에 의한 평화'를 견지하는 가운데 6자회담이나 유엔과 같은 다자체가 북핵 문제를 해결해가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데 목소리를 같이했다. 억지력은 군사력에서 찾되 해결은 외교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 원로들의 메시지다.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1기에서 외교사령탑을 맡았던 콜린 파월 전 미국 국무부 장관은 11일 서울 서초동 국립외교원에서 열린 외교원 산하 외교안보연구소 국제문제회의에서 "북한 핵 능력이 거의 완성됐다"면서 "북한이 핵을 사용하는 것은 전쟁이 아닌 테러다. 테러는 곧바로 우리(미국)가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미 조야를 넘어 행정부에서도 나오고 있는 유사시 한반도 내 무력사용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파월 전 장관은 "핵무기는 무기의 한 형태가 아니라 모든 상상을 뛰어넘는 테러"라면서 "북한이 이 공식(핵 사용시 파멸)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날 파월 전 장관이 참여한 '국제공조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세션에는 토마스 피커링 전 미 국무부 차관(빌 클린턴 행정부)도 함께 참석했다. 사회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가 맡았다.

이들은 북한이 신뢰할 수 없는 실체라고 전제한 뒤 6자회담이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다자체는 '신뢰'를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파월 전 장관은 북한이 미국과 겨우 닿은 협상을 여러 번 뒤 엎으면서 미국은 북한에 대한 신뢰를 잃었고 이들은 북한이 앞으로도 늘 그럴 것으로 봤다. 문 특보가 "신뢰 없이는 협상도 힘든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북미 직접대화 보다는 6자회담이 좋다"고 우회했다. 피커링 전 차관은 "다만 다자체에서는 북한을 만나기 전에 어떤 얘기를 할 건지 공유 돼야 하고, 만나고 와서도 어떤 얘기했는지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은 신뢰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보수집 능력을 기반으로 획득한 '확증'을 들고 협상장에서 북한을 '밀어붙여야' 한다고도 봤다. 협상도 6자가 반드시 동참하는 가운데 이뤄져야 하고 이를 유엔 안보리로 가져가 국제사회가 같이 하는 '장치' 역시 필수적이라고 봤다.


문 특보가 '정작 우리나라가 안보인다'고 지적하자 파월 전 장관은 "바로 6자 회담이 한국 주도로 이뤄졌다"고 맞받았다. 피커링 전 차관은 "한미간 완전한 합의가 전제되는 6자 회담체를 말하는 것"이라면서 "6자회담 틀내에서의 북미 양자회담은 얼마든지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틀에서 남북대화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문 특보가 묻자 피커링 전 차관은 "북한이 원하는 것은 한.미간 간극"이라며 "문 대통령이 가고자 하는 방향이 있다면 같은 음악을 듣고 같은 춤을 출 수 있도록 한미가 함께 관리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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