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삼성·LG전자, 美 세탁기 수출 반토막 날 판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1 17:31

수정 2017.12.11 17:31

ITC, 120만대 TRQ 적용땐 수입세탁기 가격 3분의1 ↑
미국 정부가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권고안을 적용하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미국 세탁기 수출이 50% 이상 감소할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4일 이런 내용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권고안을 담은 보고서를 최종 결정권한을 가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ITC가 지난달 21일 발표한 권고안은 향후 3년간 매년 120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수입에 첫해 50%를 부과하고 2년 차에는 45%, 3년 차에는 40%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이다.

ITC는 권고안을 적용하면 "세탁기 수입이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미국 세탁기산업의 판매량, 매출, 영업이익이 2016년 대비 상당히 증가하고 판매가격도 약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TC의 경제모형에 따르면 120만대 TRQ를 적용할 경우 세탁기 수입물량이 2016년 대비 절반 이상 감소하고 수입세탁기 가격은 거의 3분의 1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ITC는 "월풀이 요청한 전체 수입에 대한 50% 관세가 과하고, 소비자와 유통업체에 지나친 부담이 될 수 있어 채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ITC는 삼성과 LG가 대안으로 내놓은 TRQ가 적절한 수단이라고 판단했지만, 삼성과 LG가 제시한 145만대는 너무 많다고 봤다.

145만대는 미국의 세탁기 수입이 정점을 찍고 자국 세탁기산업의 영업적자 또한 최고에 달했던 2016년 수입물량의 절반 수준이기 때문이다. ITC가 선택한 120만대는 세탁기 수입이 급증하기 전인 2012~2014년 평균 수입물량을 바탕으로 산정했다.

ITC는 삼성과 LG의 미국 공장이 단순 조립공장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부품 수입은 규제에서 제외해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월풀의 요청대로 세탁기 부품 수입을 애프터서비스와 수리에 필요한 수량으로 한정하면 현지 부품 조달에 차질이 생길 경우에 대비할 수 없다는 삼성과 LG 주장을 일부 수용했다.


ITC는 5만대를 초과하는 세탁기 부품에 첫해 50%를 부과하고 2년 차에는 7만대 45%, 3년 차에는 9만대 40% 관세를 부과하는 TRQ를 권고했다. 이는 최근 연도에 애프터서비스와 수리 용도로 수입한 부품(1만6000대)에 삼성과 LG가 현지공장을 원활하게 운영하는 데 필요한 여유분을 더한 것이라고 ITC는 설명했다.
ITC는 "세이프가드가 삼성과 LG의 현지공장 건설계획에 별 차질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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