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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칼럼] 반복되는 타워크레인 참사, 왜

김서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10 17:00

수정 2017.12.10 17:00

[차장칼럼] 반복되는 타워크레인 참사, 왜

타워크레인 참사가 또 발생했다.

지난 9일 오후 1시10분께 용인시 기흥구 고매동 농수산물 종합유통센터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물 34층 높이(85m) 타워크레인이 중간지점(64m)이 부러지면서 옆으로 넘어졌다.

이 사고로 75m 높이에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7명이 지상으로 추락, 3명이 숨지고 4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는 작업자들이 크레인 13단(1단 5.8m) 지점에서 단을 하나 더 높이기 위한 '인상작업'을 하던 중 아랫부분인 11∼12단(64m 높이) 지점 기둥이 부러지면서 발생했다. 인상작업은 크레인을 받치는 기둥(붐대)을 들어올리는 작업으로, 크레인을 설치.해체하거나 높이를 조정할 때 진행된다.

이번 사고는 정부가 타워크레인 사고를 막겠다며 지난달 예방대책까지 발표한 상황에서 발생해 더 충격적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올 들어 타워크레인 사고가 잇따르자 타워크레인 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수석.보좌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타워크레인 해외 수입 증가.노후화에 따른 안전성 검사 강화, 노후 크레인 사용제한(비파괴 검사 확대 등), 허위 연식등록 및 부실검사 처벌규정 신설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어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크레인 사용연한을 20년으로 제한하고, 안전검사 등 관리의무를 대폭 강화하는 '타워크레인 중대재해 예방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는 10년이 도래한 크레인은 주요 부위에 대한 정밀검사를 의무화하고 15년 이상은 2년마다 비파괴검사를 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겼다.

대책이 발표된 지 불과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다시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하면서 정부 대책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타워크레인은 대형 건물을 지을 때 반드시 필요한 장비다. 하지만 엄청난 높이와 무게로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중심이 틀어지거나 다른 중장비와 충돌해 균형을 잃으면 바로 사고와 직결된다.

한데 이런 사고가 너무 잦다.

타워크레인 사고는 올해만 벌써 8번째다. 최근 2년 동안에는 20여건의 타워크레인 사고가 발생하면서 100명 넘는 노동자가 숨지거나 다쳤다.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면서 후진국형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막을 수 있는, 안타까운, 인재(人災)임에도 되풀이되는 것은 심각한 일이다. '안전불감증'이라는 우리 사회의 고질병이 고쳐지지 않고 있음을 방증하는 셈이다.


잦은 타워크레인 사고 역시 하청과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건설업계의 고질적 관행이 한 원인이라는 지적도 새겨들을 필요가 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경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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