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정치

헤일리 미 대사 "유엔이야말로 이스라엘 적대감의 중심에 있다"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9 10:31

수정 2017.12.09 11:03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왼쪽)가 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사태와 관련해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시작 전 리야드 만수르 팔레스타인 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왼쪽)가 8일(현지시간) 예루살렘 사태와 관련해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 시작 전 리야드 만수르 팔레스타인 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유엔이야말로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감의 가장 가운데에 있었다"고 반박했다.

8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헤일리 미국 대사는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예루살렘 선언'과 관련해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옹호하며 이스라엘에 대한 유엔의 태도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몇년동안 유엔은 무지막지할 정도로 전세계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적개감의 최중앙에 있었다"며 "유엔은 중동평화 가능성을 높였다기보다 오히려 아주 많이 해쳤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는 이어 "미국은 더이상 이스라엘이 유엔에서 불공평하게 공격당할 때 좌시하지 않겠다"며 "또한 미국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을 공평하게 다루는 문제에 있어서 신뢰성을 갖고 있지 않는 국가들에게 잔소리를 듣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영국과 프랑스, 우루과이, 세네갈, 이집트 등 8개 이사국의 요구로 열린 이날 긴급회의에서 영국 등 미국 동맹국들조차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6일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공식 인정하고 텔아비브 주재 미국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기기로 한데 대해 강력 성토했다.

매슈 라이크로프트 유엔주재 영국대사는 "이번 결정은 중동에서의 평화 전망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제안을 내놓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스웨덴 대사는 "미국의 행동은 국제법과 안보리 결의에 모순된다"면서 "예루살렘의 지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강조했고, 프랑스·이탈리아 대사도 이와 비슷한 발언을 했다.

벳쇼 고로 일본 대사도 "어떤 일방적 조치도 반대한다"면서 "폭력이 더 큰 위기로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안보리 회의 종료 후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웨덴 등 유럽 5개국은 공동 성명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부합하지 않고, 중동 평화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이집트 대사는 "미국의 결정은 중동 평화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실리 네벤쟈 러시아 대사는 "미국의 조치는 팔레스타인-이스라엘 관계와 전체 중동에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며 "'2개 국가'에 기초한 최종적이고 지속가능한 팔레스타인-이스라엘 해법을 위해 의미 있는 과정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야드 만수르 팔레스타인 대사는 "예루살렘의 지위는 결정되지 않았고 '2개 국가 해법'에 의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며 "안보리는 예루살렘 지위에 대한 어떤 위반에 대해서도 분명히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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