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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Culture] 연말 무대 오르는 3色 '호두까기 인형'..당신의 선택은?

박지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7 20:18

수정 2017.12.08 09:21

초연버전이 최고지
유니버설발레단, 러시아 작품 기반.. 군무 등 정통발레 정수 제대로 표현
늘 보던건 지루한데
국립발레단, 볼쇼이 버전으로 맞불.. 등장인물 이름.직업 새롭게 각색
파격적인 건 없을까
대중적 발레 선보이는 와이즈발레단.. 비보잉.탭댄스 결합한 독창적 무대
다사다난했던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올 연말에도 국내 유명 발레단들은 어김없이 호두를 깐다.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 와이즈발레단이 올해도 어김없이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극장에서 초연됐으니 올해로 벌써 126년째. '호두까기 인형'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 발레 3대 명작으로 불린다. 줄거리는 단순하다. 주인공이 크리스마스 선물로 호두까기 인형을 받는다.
한밤중에 사악한 쥐들과 호두까기 인형 군대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주인공은 과자 왕국으로 간다. 단순한 구조의 동화 원작에 내용도 같으니 각 발레단의 공연도 대동소이할 것 같지만 어느 안무가의 버전을 들여왔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확 달라진다. 특히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은 매년 각각 다른 버전의 작품으로 진검승부를 펼친다.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마린스키' 스타일 유니버설발레단

먼저 초연에 가장 가까운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리는 발레단은 유니버설 발레단이다. 러시아 황실 발레단이었던 마린스키 발레단의 스타일인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을 기반으로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23년간 예술감독을 지냈던 올레그 비노그라도프 연출과 유니버설발레단 3대 예술감독 로이 토비아스의 각색 버전을 사용한다. 이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은 세련됨과 정교함, 화려함을 추가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대와 의상이 화려하고 '눈송이의 왈츠', '꽃의 왈츠' 등에서 세련되고 웅장한 군무의 향연을 비롯해 정통 클래식 발레의 정수를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무엇보다 줄거리를 설명하는 마임과 고도의 테크닉이 배합된 춤의 밸런스가 돋보인다. 그래서 남녀노소 모두 즐겁게 관람할 수 있는 동시에 발레 초심자를 위한 최고의 입문작으로 손꼽힌다. 한편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은 주인공 클라라의 배역을 성인 무용수에게 전부 맡기기 보다 원작 그대로 1막은 어린 무용수, 1막 후반부터 마법에 의해 아름답게 성장한 성인 무용수를 등장시킨다. 공연은 오는 21일부터 31일까지 서울 능동 유니버설아트센터.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볼쇼이' 스타일 국립발레단

반면 국립발레단은 1966년 초연된 유리 그리가로비치 볼쇼이발레단 예술감독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을 선보인다. 볼쇼이발레단은 러시아 혁명에 의해 로마노프 왕조가 몰락하고 공산화되는 과정에서 소비에트의 전통을 계승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민족적인 색채와 힘, 웅장함을 추구한다.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은 마리우스 프티파의 원작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고전발레의 한계점이었던 스토리텔링의 취약성을 보완해 클래식 발레를 한단계 발전시킨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볼쇼이 버전에서는 주인공의 이름이 클라라에서 원작인 독일 작가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왕'에 나오는 원래 이름 '마리 스탈바움'으로 바뀐다. 또 마리의 아버지 스탈바움의 직업을 의사, 크리스마스 이브 아이들에게 마술을 보여주고 마리에게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하는 드로셀마이어의 직업을 법률가로 바꾸는 등 다양한 설정과 장치를 더한 것이 특징이다. 발레로 각색되며 생략됐던 등장인물의 구체적인 설정과 묘사를 더했다. 공연은 오는 16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와이즈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와이즈발레단 '호두까기 인형'

■비보잉 곁들인 이색 '호두까기 인형'도

한편 와이즈 발레단은 전통적인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에 발레와 비보잉, 탭댄스를 결합한 공연을 선보인다.
최근 정부가 주최한 대한민국문화예술상에서 대중친화적인 발레 공연과 무상 발레 교육 및 재능 나눔공연 등을 실천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받은 와이즈 발레단은 이번 작품에도 비보잉그룹 '라스트 포원', 탭댄스 컴퍼니 '탭꾼'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독창적이고 유쾌한 버전의 '호두까기 인형'을 내놨다. 여기에 발레 마스터의 작품 해설이 더해지고 선물 상자 속 할리퀸 인형과 팬더 인형이 나와서 춤을 추는 장면을 추가하는 등 톡톡 튀는 볼거리를 더했다.
공연은 8·9일 양일간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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