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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배후는 사위 쿠슈너?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7 15:49

수정 2017.12.07 15:49

'트럼프 '예루살렘 선언' 배후는 쿠슈너?'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폭탄선언'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제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이 있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가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폴리티코는 쿠슈너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쿠슈너가 개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를 부추겼다"고 전했다. 한 측근은 "부추겼다는 표현은 절제된 것”이라며 "(예루살렘이 이스라엘 수도라고 선언한 이는) 바로 그였다"고 말했다. 쿠슈너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의 반대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번 선언을 지지한다고 개별적으로 조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슈너에게 이번 사건은 백악관내 위축된 권위를 다시 회복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폴리티코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숨은 실세'로 알려졌던 쿠슈너는 지난 7월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이 취임한 뒤 권력의 뒤편으로 밀려났다.
'백악관 군기반장'으로 통하는 켈리 실장이 최근 쿠슈너와 트럼프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을 백악관에서 퇴출시키는 방안을 논의했다는 보도도 지난달 흘러나왔다. '러시아 스캔들'의 몸통으로 알려진 마이클 플린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게 러시아 정부 관계자를 만나라고 지시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고위 관계자가 쿠슈너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의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쿠슈너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존재감을 증명하고 중동 평화협정을 이끌어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쿠슈너는 예루살렘 선언에 대한 중동 지역의 반발은 단지 표면적일 뿐이며 냉각기가 지나면 아랍 동맹국들이 중동 평화계획을 위해 그와 계속 협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또한 중동 평화협정을 마무리해 내년 초 발표하겠다는 계획을 여전히 갖고 있다고 폴리티코는 말했다. 한 백악관 관료도 "현재로서는 여러 예상가능한 반발들이 있을 것"며 "그러나 향후 평화협정을 충분히 이뤄낼 것이라고 확신하며 미국이 이 과정에서 중심 역할을 한다는 점을 모든 당사자들이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쿠슈너의 한 측근은 예루살렘 문제로 감수해야 할 위험성이 트럼프에게는 크지 않지만 쿠슈너에게는 상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일 쿠슈너가 맞다면 그는 영웅 중에 영웅이 될 것이며 틸러슨 국무장관을 다시 뛰어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만일 쿠슈너가 틀렸다면 그는 운이 다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선공약 이행을 통해 자신의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예루살렘 선언을 마다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기간 '취임 직후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면서 기독교 복음주의 및 친이스라엘 세력의 지지와 후원을 얻었다. 이날 예루살렘 선언 직후 카지노 재벌인 셸던 아델슨 라스베이거스샌즈 회장이 후원하는 공화당유대인연합회의(RJC)는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대통령. 당신은 약속했고 이뤘다'란 헤드라인의 광고를 신문 전면에 게재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다른 공화당 출신 대통령들이 엄두도 내지 못했던 사안을 추진한다는 점에 이끌려서 이번 선언을 했다는 분석도 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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