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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논단] 내년 한국경제 기대와 우려

김충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6 17:10

수정 2017.12.06 17:10

[fn논단] 내년 한국경제 기대와 우려

2017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이변이 없는 한 3%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어두운 분위기가 만연했던 금년 초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깜짝 성장을 한 것이라 다행스럽지만 구체적 내역을 보면 그리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도체와 석유화학을 중심으로 하는 수출이 눈부시게 늘어난 것과 부동산경기에 기초한 건설투자가 받쳐주었고 또한 종합주가지수가 한때 연일 신기록을 경신했고, 최근에는 코스닥도 덩달아 뛰었고 소비도 기지개를 켠 것이 주효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흐름 속에서 경제에 부정적인 요인이 고개를 들고 있어 2018년 경제를 장담할 수 없게 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가 크게 누적되면서 원화가 빠르게 절상되고 있다. 원화의 절상은 최근 살아나고 있는 수출경기를 위축시킬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안정세를 보였던 유가가 들썩거리고 있는 것도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에 주름살을 만들 가능성이 없지 않다. 또한 미국의 보호무역주의는 한층 더 강화되고 있다. 반덤핑관세 부과에 이어 한·미 FTA 협상과정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고, 환율 조작국의 멍에도 항상 잠재돼 있다고 봐야 한다.

이에 더하여 국내 경제 환경도 만만치 않다. 최근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상승세로 돌아선 가운데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적자재정에 기초한 확대재정 기조는 유가상승과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등에 맞물려 물가 압력을 가중시킬 수 있다. 특히 청년실업률이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법인세 인상 등이 가시화되면 공공부문의 고용은 확대되어도 민간부문의 고용이 종종걸음해 전체적인 고용률은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금년도 수출을 주도했던 반도체 등이 계속해서 호황을 유지한다는 보장도 없는 데다 그나마 민간투자를 주도했던 건설경기마저 식어버리면 소비진작도 기대할 수 없다.

혹자는 신정부의 사람중심 소득주도성장론이 기존의 한국 경제의 성장경로에서 크게 이탈하고 있는 듯이 비판하지만 혁신성장이 적절하게 첨가된다면 과거 역대 정부의 경제정책과 크게 다를 것도 없다. 법인세 인상이나 고소득자에 대한 과세 강화, 그리고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금방 흔들릴 나라는 분명 아니지만 문재인정부가 은연중에 내뿜고 있는 반기업 정서 자체가 기업의 투자의욕을 크게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특히 수출중심의 대기업을 적폐라도 되는 듯이 밀어붙이고 있는 양상은 2018년 한국 경제전망을 더욱 어둡게 할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정부가 경제적 측면에서도 성공적이 되기 위해서는 무차별적인 대기업 압박이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화시켜나가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성장에 방해되는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성장을 이끌고 협력할 수 있는 경제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다.


2017년의 성장이 반짝 성장이 아닌 지속가능한 것이 되기 위해서는 경제체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 부진한 기업구조조정도 과감하게 추진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와 경제적 렌트도 하나씩 철폐시켜 나가야 하고, 노동개혁도 노사정 합의가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고령화·양극화가 심화되는 현실에서 복지확대가 필요하지만, 낭비적이고 효과성이 약한 현재의 복지시스템에 대한 전반적인 개혁이 병행돼야 복지지출에 대한 국민 체감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김용하 순천향대학교 IT금융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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