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삼성·LG TV, 해외직구때 50%나 싼 이유?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3 16:57

수정 2017.12.03 16:57

삼성 UHD TV 75형 지난 블프때 국내 절반가격.. 173만원에 나와 인기 끌어
LG HD TV 55형도 50%↓.. 평상시에도 30%이상 저렴
유통구조.해외생산원가 탓.. 직구가 싼 '가격역전' 생겨
블랙프라이데이인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매장에 값싼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블랙프라이데이인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의 한 매장에 값싼 제품을 사려는 소비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 국적의 대표적인 전자제품인 삼성과 LG의 고급 TV를 해외직구를 통해 구입하면 가격이 국내에서보다 최대 절반 수준에 불과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국TV, 해외직구가 국내보다 최대 50%저렴

3일 해외배송대행서비스기업인 몰테일에 따르면 삼성 UHD TV 75형은 올해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기간(11월 24~27일 기준) 가장 많이 팔린 제품 5위에 올랐다. 이 TV는 국내에서 평균 300만원을 호가하지만 이번 블랙프라이데이에서 핫딜가는 1599달러로 국내의 절반가격 수준인 173만원에 나오며 큰 인기를 끌었다. LG전자의 HD 55형도 이 기간 1599달러에서 796달러(약 86만원)로 떨어지는 등 가격이 최대 50% 넘게 할인됐다.


하지만 블랙프라이데이 기간이 아니라도 해외 직접구매를 통하면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 비해 가격이 30~50% 저렴하다. 국산 65형 TV를 국내 오프라인 매장에서 살 경우 최저가는 360만원대, 최대 450만 원대지만 해외직구 사이트의 판매가격은 230만원에서 270만원대다. 물론 부가세나 통관비 등을 감안하면 실제 구매비용은 이 보다는 올라간다.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 데도 가격이 싸니 품을 들여서라도 해외직구로 몰리는 이유다.

■유통구조.생산원가.시장규모 차이가 원인

이처럼 같은 한국국적 제품인데도 해외직구 가격이 싼 '가격역전' 현상은 유통구조.생산원가.부가서비스의 차이 때문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더 근본적으로 시장규모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견해도 있다.

미국과 우리나라는 유통구조에서 차이가 있다. 국내 TV시장은 해당업체와 양판점 등 몇 안되는 대기업들이 제품을 독점하는 구조다. 이에 비해 미국은 수많은 가전유통업체들이 경쟁하다보니 가격 떨어질 수 밖에없다.

생산원가도 한 원인이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경우 해외로 나가는 과정에서 관세가 붙고 그걸 다시 사들이는 과정에서 부가세, 배송비 등이 추가된다. 하지만 미국에서 판매하는 TV제품은 미국 현지나 인건비 등이 싼 멕시코 등 인접국가에서 만들기 때문에 생산원가가 더 적게든다.

여기에다 부가서비스(옵션)가 포함되지 않는 제품이 많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TV제품에는 국내에서 판매하는 같은 65형 크기의 제품에 3D기능, 스마트 기능 등이 포함되지 않는 제품이 대부분이다. 국내 판매제품은 다양한 옵션들이 거의 필수적으로 추가 되어있지만 미국은 다양한 기호의 소비자들의 편의를 맞추려다 보니 오히려 불필요한 옵션을 뺀 것이다.

업계는 근본적으로는 시장 규모의 차이에서 온다고 설명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 내로라하는 모든 제품의 생존 격전지와 같은 곳으로 시장 규모 자체가 우리나라보다 훨씬 크기 때문에 '박리다매'와 같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해 가격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큰 할인폭 때문에 그동안 TV 제품은 블랙프라이데이 '효자 품목'으로 알려져 왔다.
2013년 블랙프라이데이 당시 직구족들을 중심으로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국내 브랜드 TV 제품이 미국에서는 30% 이상 저렴하다"는 이야기가 퍼지기 시작했고, 이후 수요가 계속 늘며 2015년엔 연간 TV 직구 건수 2만건을 기록했다. 관세청의 2011년부터 2016년까지 해외직구물품현황에 따르면 1000달러 이상 고가 수입 품목 중 1위로 TV가 등재되기도 했다.
최근엔 4K UHD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인기가 급증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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