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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민주주의 위기론' 깃발든 안희정...연일 쓴소리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2.03 14:25

수정 2017.12.03 14:25

안희정 충남도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희정 충남도지사. 연합뉴스 자료사진

안희정 충남지사가 보폭 넓히기를 하고 있다.

안 지사는 최근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과 '묻지마 지지' 행태를 지적한 발언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 하지만 소신을 굽히지 않고 거듭 쓴소리를 하고 있다. 대선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이를 두고 안 지사가 본격적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리더십 차별화에 나선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그는 지난 12월 1일 서울 강북구청에서 열린 '지방자치 분권강화를 위한 특강'에선 "다양한 의견이 묵살되거나 억센 주장에 휩쓸려 가지 않도록 정당 민주주의를 통해 시민의 다양한 의견이 모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거기 가봤더니 짜고 치는 고스톱이데. 나만 괜히 문제를 제기했다가 핍박당해' 이렇게 돼 버리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진다"면서 "소수파의 의견이라 할지라도 정당하게 반영될 수 있는 과정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지난 11월 28일 서울 성북구청 특강에서 "이견의 논쟁을 거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것의 연장선상이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로부터 당내 이견을 내거나 쓴소리를 하는 정치인들이 잇달아 뭇매를 맞는 상황이 크게 우려된다는 것이다.

차기 대권출마 의지도 분명히 했다. "제가 선수로 나와서 뛰는 것이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가장 높겠다 싶으면 또 도전하겠다"고 했다.

이를두고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은 안지사를 향해 "적폐세력", "안 지사는 대통령이 돼면 안된다"는 비난과 함께 연일 뭇매를 때리고 있다.

논란이 확전되면서 인터넷 지지층뿐 아니라 친문재인계 일부도 가세했다. 안민석 의원은 12월 1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안희정 지사의 소신과 철학을 존중한다"면서도 "적폐청산을 위해 싸우는 전사들에게 응원과 격려가 필요한 시기에 서생같은 훈시가 오해를 불렀다"고 했다. 차기 지도자로 자질도 문제 삼았다. "차기 지도자가 되려면 전사들과 함께 스크럼을 짜야 한다"고 했다.

야당에선 안 지사를 겨냥한 비난전이 문화혁명 당시 중국의 홍위병 같다는 관전평을 내놓기도 했다.

안 지사에게 이같이 관심이 쏟아지는 것은 그가 차지하는 정치적 비중 때문이다. 비록 지난 대선 경선에서 패했지만 여전이 대선 차기 잠룡으로 몸값이 높아 여당 내에선 정치적 상수로 통한다. 안 지사는 아직 당권 도전과 3선 불출마에 대해 최종 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연말연초 거취에 대한 최종 입장을 밝히겠다며 미루고 있다.

그러나 당권도전에 나설 경우 당장은 고민이 깊어지게 생겼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안희정 불가론' 바람이 거세질 수 있다. 당권 도전을 앞두고 교통정리도 관심꺼리다.
대권을 꿈꾸는 당 대표는 운명적으로 현 정부와 청와대와는 차별화의 길을 밟을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다.

여권 핵심부의 입장에서도 안 지사의 조기 등판론이 결코 달갑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잠룡이 조기에 움직이면 구심력보다 원심력으로 직영할 가능성이 많아서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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