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과학 건강

[yes+ Health] 마스크로 꼭꼭 가려라.. 천식까지 부르는 초미세먼지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9 20:09

수정 2017.11.09 20:09

외출 삼가고 마스크 쓰고 피부에 닿는 침구 청결하게 ..기본수칙 지키는 수 밖에
[yes+ Health] 마스크로 꼭꼭 가려라.. 천식까지 부르는 초미세먼지

겨울을 앞두고 미세먼지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8일 지역별 미세먼지 농도를 살펴보면 경기 평택이 268㎍/㎥으로 가장 높았고 전북 정읍 226, 충남 보령 223, 충북 청주 201, 전남 목포 183, 서울 서대문구도 167을 기록했다. 이는 평소보다 4~5배 정도 많은 수준이다. 특히 겨울철이 되면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난방을 시작하면서 미세먼지의 역습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2시간만 과다노출돼도 사흘 뒤 '병원행'

실제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건강에 위협이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기획위원회 송대진 교수(고대구로병원 소아청소년과)는 '미세먼지가 기관지천식 악화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조사를 통해 "PM10(직경 10㎍, 0.001㎝)이 일평균 환경기준을 초과하면 천식으로 인한 병원 방문이 4.1% 증가하고 초미세먼지인 PM2.5에 노출되면 병원방문이 5.7% 증가한다"고 9일 밝혔다.


특히 노출 후 사흘 후에 병원을 찾는 천식환자가 평소 대비 27%가량 증가했다. 2시간만 노출돼도 입원해야 하는 중증 천식환자도 1.5배 규모로 늘어났다.

또 PM10과 PM2.5가 환경기준을 2시간만 초과해도 천식으로 인한 병원 방문이 각각 3.45%, 3.7% 늘어났다.

송 교수팀은 국립환경과학원 자료를 통해 2014~2016년 전국 대도시(서울/인천/경기도,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제주)의 미세먼지를 분석했다. 이후 일평균 허용농도 범위인 PM10 100㎍/㎥ 이상, PM2.5 50㎍/㎥ 이상인 날과 사흘째 되는 날 환자를 조사했다.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3일 후에 천식으로 인한 진료가 평상시 대비 26.3% 증가했다. 입원이 필요할 정도로 천식이 악화한 환자도 같은 기간 49.4% 급증했다.

조상헌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 이사장(서울대병원 강남센터 알레르기내과)은 "3일 후에 환자가 급증하는 것은 미세먼지가 기도를 자극하고 2차 염증 반응이 진행되기까지 3일쯤 걸리기 때문"이라며 "미세먼지가 천식의 발병과 악화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분석했다.

초미세먼지 역시 노출 3일 후에 환자 수가 7.1% 늘었다. 또 입원 환자도 3일 후에 37.3% 증가하는 등 유사한 경향을 보였다.

■초미세먼지, 소아와 노인 큰 영향

PM10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아주 가늘고 작은 먼지 입자다. 주로 토양성분 등 자연상태인 경우가 많다. 하지만 초미세먼지로 분류되는 직경이 2.5㎛인 PM2.5는 우리 머리카락의 20분의 1 크기로 작고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공장의 매연 등 화학물질이 많다.

송 교수는 "PM10 정도 되는 미세먼지는 기관지의 상기도에서 걸러지지만 PM2.5 크기는 기관지를 통해 사람의 폐포 깊숙이 침투한다"며 "폐포에 흡수된 미세먼지는 폐포 내에서 염증을 발생시킨다"고 설명했다.

이 염증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폐포의 기능이 저하된다.

천식은 폐 속으로 공기가 통과하는 통로인 기도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예민해진 상태를 말한다. 이 경우 대기 중에 있는 자극물질에 의해서 쉽게 과민반응이 일어나 기관지 점막이 부어오르고 근육이 경련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기도가 좁아져 숨이 차게 된다.

천식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은 호흡곤란, 기침, 천명(쌕쌕거리는 소리)이다. 이 증상은 반복적, 발작적으로 일어나고 밤 사이와 이른 새벽에 심해진다. 기관지 수축이 미약하면 호흡곤란보다는 마른기침, 가슴이 답답하거나 불쾌한 흉부 압박감 정도만 호소하지만 기도경련이 심해 기도가 완전히 막히면 천식발작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될 수도 있다.

한국환경공단은 미세먼지 농도에 따라 △좋음(0~30㎍/㎥) △보통(31~80㎍/㎥) △나쁨(81~150㎍/㎥) △매우나쁨(151㎍/㎥~)으로 분류하고 있다. 미세먼지 평균농도가 300㎍/㎥ 이상 2시간 이상 지속되면 미세먼지 경보 발생한다.

이번 조사에서도 기관지가 약한 소아청소년과 65세 이상 노인들이 초미세먼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조 이사장은 "12세 미만의 경우 초미세먼지인 PM2.5에 대한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이는 소아들이 어른에 비해 기도가 좁기 때문에 크기가 큰 먼지보다 초미세먼지가 잘 흡수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미세먼지 경보가 울리는 날에는 외출을 삼가는 게 좋다. 만약 외부활동을 할 때는 마스크를 쓰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하며, 흡연은 천식 환자에게 매우 좋지 않기 때문에 반드시 삼가야 한다.


또 겨울철이라고 창문을 꼭 닫아두지 말고 미세먼지농도가 낮은 날에 창문을 열고 실내환기를 시켜야 한다. 실내습도는 55% 이하, 온도는 22도 안팎으로 유지하며 맑은 날 뜨거운 물로 이불을 세탁하고 널어 말리는 등 피부에 직접 닿는 침구를 청결히 해야 한다.
너무 춥거나 일교차가 큰 날, 연무가 있는 이른 새벽에는 운동을 하지 않지 않는 것이 좋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의학전문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