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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르포] "백화점문화센터, 전문학원 버금가는 강좌.. 가성비 높아"

오은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1.05 16:48

수정 2017.11.05 23:00

한층 더 젊어진 백화점문화센터.. 2030 젊은 수강생 급증
직장과 가까워 접근성 좋고 가격도 저렴해 인기몰이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문화센터의 '꽃그림 보태니컬 아트' 강좌에서 한정현씨(33)가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오은선기자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문화센터의 '꽃그림 보태니컬 아트' 강좌에서 한정현씨(33)가 수업을 듣고 있다. /사진=오은선기자

과거 중장년층 주부 위주였던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 리스트에 최근들어 2030세대를 겨냥한 교육 프로그램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열린 '박나래 디제잉 콘서트'에서 젊은 고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과거 중장년층 주부 위주였던 백화점 문화센터 강좌 리스트에 최근들어 2030세대를 겨냥한 교육 프로그램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7월 서울 롯데백화점 광복점에서 열린 '박나래 디제잉 콘서트'에서 젊은 고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전문학원 버금가는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에 수강료는 저렴하고, 부담없이 취미생활과 자기개발을 할 수 있어 좋아요."

지난 2일 저녁 서울 서초구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문화센터에서 만난 한정현씨(33)는 "그림에 관심이 많은데 미술학원을 찾기에는 너무 부담스러웠다. 접근성이 좋고 시설도 깨끗한 백화점문화센터에서 '가성비' 높은 전문 강좌를 접할 수 있게돼 다행"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직장인인 한씨는 퇴근 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문화센터의 '꽃그림 보태니컬 아트' 강좌를 듣고 있다. 이 강좌의 수강료는 회당 1만원에서 1만5000원 정도로 저렴하다. 과거 중장년층 주부들의 '전유공간'으로 여겨졌던 백화점 문화센터가 젊어지고 있다. 일과 삶이 균형, 이른바 '워라밸' 트렌드의 영향으로 취미생활을 즐기거나 전문성을 기우려는 2030세대 젊은층 의 관련강좌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데다 백화점들이 젊은층 세대를 겨냥한 가성비 높은 교육프로그램을 앞다퉈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2030 수강생 비중 1년새 2배

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문화센터 내 20대와 30대 수강생이 부쩍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문화센터의 경우 지난학기 수강생 연령대를 분석한 결과 8~9% 수준이던 20대 수강생 비중이 15%정도로 전년동기에 비해 2배 가량 커졌다. 지난 8월 스타필드 고양에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고양점의 경우 30대 수강생이 눈에 띄게 늘었다. 롯데백화점은 전체 문화센터 수강생 중 20~30대의 비중이 28.3%로 전년 동기대비 3.5배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봄에서 가을학기까지의 수강생 비중이 지난해 동기대비 20대는 4.3%포인트, 30대는 5.4%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젊은 층이 백화점 문화센터로 몰리는 것은 '워라밸' 트렌드와 함께 관련 강좌의 수강료가 전문학원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백화점 문화센터가 대부분 직장과 가까운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뛰어난 것도 한 이유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문화센터 꽃그림 강좌를 듣는 안모씨(35)는 "정시 퇴근 후 취미생활을 하러 간다는 설렘이 있다"며 "앞으로 다른 강좌도 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건강관리에 전문강좌까지 다양

이처럼 백화점문화센터를 찾는 2030세대 젊은층이 크게 늘면서 백화점들은 이들을 겨냥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겨울학기를 맞아 혼밥, 다이어트 식단 레시피, 인기 SNS 스타 강사 등 2030 젊은 세대가 관심을 갖는 아이템들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특히 1~2인 가구가 늘고 '혼밥'이 새 트렌드로 떠오르는 점을 감안해 관련 강좌를 20% 가량 늘렸다. 본점에서 진행하는 '혼밥 테이크 아웃' 강좌에서는 장보기부터 상차림까지 전 과정을 가르쳐준다. 다이어트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을 위해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핫한 스타 강사를 초빙해 강좌를 진행하기도 한다.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에서는 '한 그릇 다이어트 레시피'의 저자인 최희정씨와 함께 먹으면서 살을 빼는 다이어트 강좌를 진행한다.

사회 초년생들을 위한 재테크 강좌도 인기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집 장만 재테크 비법', 본점에서는 '8.2 부동산 대책 이후 주택시장 전망과 내집마련 전략' 등을 들을 수 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문화센터 성승은 팀장은 "재테크 강좌처럼 인기가 많은 강좌는 신청접수 하루만에 마감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롯데백화점은 광복점에서 앞서 지난 7월 '박나래 디제잉 콘서트'를 열었다. 2030세대가 관심을 갖고 즐길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등록된 인원 300명에 대기자만 300명에 달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롯데백화점은 예능 프로그램 '신혼일기'의 주인공 김소영 전 아나운서의 책방 강좌를 오는 29일 본점에서 진행한다, 요가와 홈트레이닝 페스티벌도 18년 1월 영등포점에서 계획 중이다.

현대백화점도 요가.발레 등 운동 강좌나 완성작품을 SNS에 업로드하기 좋은 꽃꽂이, 요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 중이다. 바쁜 직장인들을 위한 일회성 강좌도 인기가 좋다.
'원데이 쿠킹' 수업은 유명 셰프들이 하루에 한가지 요리를 주제로 진행한다. 'EDM 요가 플라이트'는 젊은층이 좋아하는 빠른 비트의 EDM에 맞춰 흥겹게 진행한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젊은층의 수요가 크게 늘면서 2030세대 관련 강좌 개설 비율은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춘 강좌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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