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9차 중국 당대회 개막] 시진핑, 3시간 넘는 업무보고 이례적.. 장쩌민·후진타오 전 주석, 건재 과시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8 17:44

수정 2017.10.18 21:51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18일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대회) 개막식의 주인공은 단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었다.

시 주석은 이날 오전 9시 장쩌민,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과 함께 등장한 뒤 무려 3시24분 동안 68쪽에 달하는 보고서를 줄기차게 읽어나갔다.

이날 시 주석의 보고내용에서 주목된 용어는 총 69차례 언급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였다. 시 주석의 연설은 낮 12시31분이 돼서 끝났다. 지난 18차 당대회 때 시 주석의 업무보고가 1시간40여분에 달했다는점을 고려하면 이날 연설의 길이는 매우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시 주석이 연설 도중 힘주어 어조를 높이는 부분이 나올 때마다 대표단의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


지나치게 긴 업무보고 탓에 100세의 고령인 쑹핑 전 정치국 상무위원은 도중에 회의장을 나갔다.

시 주석의 기나긴 연설이 끝나자 후진타오 전 주석이 웃으면서 시계를 가리키며 마치 '너무 오래했다'는 식으로 시 주석에게 말을 건네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이날 주목받은 또 다른 장면은 장쩌민과 후진타오 전 중국 국가주석이 당 대회에 참석, 건재를 과시했다는 점이다.

장 전 주석은 입장과 착석 과정에서 보좌관의 도움을 받으며 자리에 앉았다. 병세가 악화됐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91세의 고령임을 감안하면 여전히 건강한 모습을 보였고, 시 주석의 왼쪽에 자리를 잡았다. 후 전 주석도 표면적으로는 건강한 모습이었고, 오른쪽에 자리를 잡은 뒤 시 주석의 업무보고를 들었다.

이에 앞서 홍콩 매체 등 외신들은 시 주석이 장 전 주석의 권력기반인 상하이방.장쑤방을 척결한 데다 후 전 주석의 파벌 기반인 공산주의청년당(공청단)에 대한 숙청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해 두 사람이 19차 당대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이날 대회장의 주석단 상무위원회에는 장쩌민, 후진타오 전 주석 외에 리펑, 주룽지, 리루이환, 우방궈, 원자바오, 자칭린, 쑹핑, 리란칭, 쩡칭훙, 우관정, 리창춘, 뤄간, 허궈창 등 중국 원로정치인 15명이 자리했다.

한편 이날 당대회가 열린 베이징 인민대회당 앞에는 가을비가 내리며 온도가 내려간 상황에서도 이른 새벽부터 중국 최대 정치행사를 취재하려는 내외신 기자들로 장사진이 이어졌다.
2000여명에 달하는 취재진은 빗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새벽부터 현장에 나와 수시간 동안 길게 줄을 늘어섰다. 좋은 자리를 확보하기 위한 일부 취재진과 보안요원 간 소소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중국 주요 정치인사가 참석하는 만큼 인민대회당 주변에는 공안과 무장경찰, 보안요원들이 촘촘히 배치돼 삼엄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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