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fn·인크루트 '대기업 신성장 이미지' 설문] 최태원 회장의 ‘딥 체인지’, SK이노베이션 DNA 확 바꿨다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7.10.18 17:34

수정 2017.10.18 21:48

fn·인크루트 공동조사'포스트 삼성전자'로 꼽힌 SK
고부가 화학사업 중심으로 잇단 M&A와 대규모 투자
강도 높은 개혁과 혁신 기업가치 꾸준히 끌어올려
대기업 신성장 이미지 설문.. SK하이닉스도 상위권 포진
최태원 '신경영철학' 본궤도..‘이건희에 견줄 리더십’ 꼽혀
최태원 SK 회장
최태원 SK 회장

[fn·인크루트 '대기업 신성장 이미지' 설문] 최태원 회장의 ‘딥 체인지’, SK이노베이션 DNA 확 바꿨다
[fn·인크루트 '대기업 신성장 이미지' 설문] 최태원 회장의 ‘딥 체인지’, SK이노베이션 DNA 확 바꿨다
[fn·인크루트 '대기업 신성장 이미지' 설문] 최태원 회장의 ‘딥 체인지’, SK이노베이션 DNA 확 바꿨다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 등 SK 핵심 계열사들이 최근 사상 최대 실적과 호황 속에 '제2의 삼성전자' 신화를 쓸 후보로 떠오르면서 최태원 회장의 신경영철학인 '딥 체인지(Deep Change·사업구조의 근본혁신)' 전략이 본궤도에 오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성장정체 업종으로 분류됐던 에너지화학 분야의 대표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올 들어 고부가가치 화학사업을 중심으로 잇단 기업 인수합병(M&A)과 전기차 배터리 대규모 투자, 연중 조직개편 등을 강도 높게 추진하면서 대외적으로도 기업가치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최태원, 혁신경영 '제2의 삼성전자' 밑거름

18일 파이낸셜뉴스가 인크루트에 의뢰해 진행된 '대기업 신성장 이미지'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 SK 핵심 계열사들인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가 대부분 항목에서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번 조사는 저성장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재도약을 삼성전자라는 독보적 기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시총 20위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과 SK하이닉스는 '제2의 삼성전자로의 성장 가능성'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견줄 혁신 리더십' '4차 산업혁명 대비 사업포트폴리오 구축' 항목에서 나란히 1~2위를 휩쓸었다.

SK 계열사들이 미래성장 가능성 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배경에는 강력한 혁신을 주문한 최태원 회장의 오너십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최 회장은 지난해 6월 그룹 확대경영회의에서 "변화하지 않는 기업은 서든데스(돌연사)할 수 있다"면서 사업구조와 기업문화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하는 '딥 체인지' 전략을 선언했다. 이후 SK하이닉스가 낸드 메모리 반도체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해 도시바 메모리 인수에 전격 참여한 게 대표적이다. 최 회장은 지난 6월 열린 확대경영회의에서는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SK를 비전으로 담은 '딥 체인지2.0'을 제시하며 한 차원 높은 혁신 노력을 지시했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유무형 자산을 사회적 가치와 연결할 수 있는 공유인프라 모델 발굴을 주도할 태스크포스(TF)를 수펙스추구협의회 산하에 꾸려 계열사별로 마련 중이다. 계열사들이 마련 중인 공유인프라 모델은 이날부터 경기 이천 그룹 연수원인 SKMS에서 최 회장이 주재하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최 회장은 지난 8월에는 전 경영진에게 딥 체인지 철학을 이식시키는 차원에서 국내 최대 규모의 연례 학술포럼인 '이천포럼'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SK이노베이션, '딥 체인지 DNA' 인정받았다

특히 이번 신성장 이미지 조사에서 성장 한계로 여겼던 에너지기업인 SK이노베이션이 미래성장기업의 대표주자로 뽑힌 것도 주목할 점이다. 이번 조사에서 '시총 20위 내 기업 중 미래 기업가치가 가장 성장할 기업'을 묻는 항목에서 SK이노베이션은 237표를 얻어 26%로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SK하이닉스(22%), 포스코(15%), 현대모비스(14%), 현대차(12%) 순이었다. 이들 기업은 현재 주가가 저평가된 기업으로도 인식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시총이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이 같은 평가를 뒷받침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이날 종가 기준 주가가 20만4000원으로 시총 규모가 18조8630억원에 달했다. 이는 딥체인지 추진을 본격 선언한 올 1월 초 시총 13조6000억원 수준에서 9개월 새 5조원 이상 증가했다. 시장에서는 시총 20조원 돌파도 가시권에 들어왔다는 시각이다.

SK이노베이션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석유화학 호황 등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이유도 있지만 강도 높은 딥체인지 추진으로 미래 기업가치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초 신년회에서 김준 대표가 "딥 체인지 수준의 과감한 구조적 혁신으로 2018년 기업가치 30조원을 달성하자"는 목표를 제시한 이후 석유화학과 배터리, 자원개발 등 비정유 중심의 사업구조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 계획한 3조원 규모의 투자도 대부분 화학과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쏟고 있다.

특히 올 초 미국 최대 화학사인 다우의 고부가가치 포장재사업인 에틸렌아크릴산(EAA) 사업을 인수하며 M&A에 신호탄을 쏜 데 이어 이달 다우의 고부가 포장재인 폴리염화비닐리덴(PVDC) 사업도 추가 인수했다. 전기차 배터리도 내년 상반기 가동 목표로 충남 서산공장 생산규모를 기존 1.1GWh에서 3.9GWh로 3배 늘리는 대규모 증설투자를 진행 중이다. 늘어나는 글로벌 완성차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체코와 헝가리를 후보로 유럽 배터리 공장 건립도 추진 중이다.

지난 8월에는 비정유 중심의 조직개편을 이례적으로 단행했다. 최 회장의 '딥 체인지 2.0' 선언 이후 SK 계열사로는 첫 조직개편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직개편을 통해 배터리와 정보전자소재사업을 분리하고, 배터리 연구조직을 통합해 '배터리연구소'로 격상시키는 큰 변화를 줬다. 화학사업도 자동차와 포장재 사업부의 마케팅 조직을 구체화해 다우 인수에 대비했다.


SK 관계자는 "SK 내부에서 대규모 조직개편을 연중 단행한 사례가 드물 정도로 SK이노베이션이 딥 체인지 전략 추진을 이끌고 있다"며 "현재 추진 중인 혁신작업이 원활히 이뤄진다면 내년 기업가치 30조원 달성도 불가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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